신한맨 위성호 흥국생명 부회장의 '와신상담'...목표는 여전히 '금의환향'?
신한맨 위성호 흥국생명 부회장의 '와신상담'...목표는 여전히 '금의환향'?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0.05.1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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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장 지낸 魏씨, 중소형 금융사로 일시 방향 틀었으나 마음은 결국 친정인 신한금융 수장 자리에
평생 조용병 회장의 라이벌이자 '숙적'...신한 사태로 신상훈 전 사장과의 구원(舊怨)과 앙금 해소도 관건
위성호 흥국생명 부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신한은행 퇴임후 사실상 야인 생활을 하던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이 흥국생명 부회장으로 컴백한 것은 금융권에선 '깜짝'뉴스다. 리딩뱅크인 신한은행장 출신이데다 신한금융 회장에도 두번이나 도전했던 거물이 중소형 보험사의 부회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다방면에 강력한 네트워크를 가진 위성호 부회장 선임을 통해 태광그룹의 골칫거리인 오너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한 인사라는 시각이 많다.

이런 가운데 야심가로 알려진 위 전 행장이 흥국생명 부회장 자리를 수용한 것은 결국 신한금융 회장을 노린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평생 신한맨으로 조용병 회장의 라이벌이자 숙적인 그가 노리는 것이 친정인 신한금융의 수장자리라는 것은 아는 사람은 모두 알기 때문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은 서로가 타고난 경쟁자 관계다. 지난 2018년 12월 임기를 3개월 앞둔 위성호 신한은행장의 임기연장 불허 소식이 전격적으로 전해졌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으로부터 사실상 경질을 통보받은 것이다.

위 전 행장은 당시 '당혹스럽다'는 말로 불만을 표했다. 그는 인사 결정이 난 뒤 기자들과 만나 "갑작스러운 통보에 당황스럽다"며 "전화를 걸어온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사에 대해)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고 불만을 강력히 토로했다.

위 전 행장과 조 회장은 2015년 신한은행장, 2017년 신한금융지주 회장 경쟁에서 부딪힌 바 있다. 위 전 행장은 2017년 "신한의 미래를 위해 조(용병) 행장이 회장이 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며 후보직을 자진 사퇴한 바 있다.

흥국생명을 계열사로 둔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

"신한금융 회장 노리는 위성호, 차기 회장 뽑을 남은 3년 동안 흥국생명 부회장으로 후일을 도모할 둥지 필요했을 것"

그런데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임기가 석달여 남은 이른 시점에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결정한 신한금융지주의 인사를 사실상 ‘퇴출’로 해석하며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다음해 1월 이후로 예상되던 최고경영자 인사를 12월로 조기에 단행, 인사 당일 교체 통보를 받은데다 검찰이 수사를 재개한 ‘남산 3억원’ 리스크 연루자로 거론되자 일대 반격에 나선 셈이다. 

위 부 회장은 신한 내 두터운 입지를 바탕으로 2016년 신한금융지주 회장 선임 당시에도 조용병 회장에 맞서는 유력후보로 꼽혔으나 막판 후보군에서 자진 사퇴했다. 당시 그는 신한의 미래를 위해 순리적인 차원에서 선배인 조용병 회장이 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이후 신한은행장을 역임하다 2018년 말 퇴임했다. 그 뒤로 위 회장은 신한은행의 경영고문을 맡아왔지만 경영 전면에 나서진 않았다. 작년 2월 신한금융 내부적으로 부회장직을 신설해 위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방안이 거론 결국 무산된 바 있다. 작년 말에도 조 회장의 임기 만료에 따라 회장직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금융권에서는 위성호 부회장 영입을 놓고 흥국생명과 위 전 행장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으로 공감대가 형성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흥국생명이 없던 부회장 자리까지 만들어 거물을 영입한 배경에는 아직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위 부회장 영입을 통해 오너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미래 먹거리 발굴 외에도 이호진 전 회장 때문에 추락한 기업 이미지 회복 또한 위 부회장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4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징역 3년의 실형이 확정된 이 전 회장은, 조세포탈 혐의로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6억원이 함께 확정된 상태다. 이 때문에 지난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흥국생명 최대주주인 이호진 전 회장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요건과 관련 논란이 일며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위 부행장으로서는 조용병 회장 이후의 신한금융 수장자리를 노리고 잠시 경력 및 대외관리용으로 흥국생명의 영입제의를 받아들였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3월 연임이 확정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임기는 2023년 3월 주주총회까지다. 지금부터 3년이 남았다.

신한금융 회장을 노리는 위 부회장으로서는 3년은 상당히 긴 기간이다. 따라서 이 기간동안 흥국생명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후일을 도모할 둥지가 필요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조용병 회장은 지난 1월 1심에서 신한은행 신입사원 채용 비리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위성호, 신한사태 당시 신상훈 전 사장 해임 결과 직접 발표...신 전 사장과 아직까지 당시의 불편한 관계 해소 못 해

법원은 조 회장이 신한은행장 재임 시기 특정 지원자의 지원 사실과 인적 관계를 인사부에 알려 채용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일부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따라서 앞으로 항소심에서 1심과 다른 판결이 나와 조 회장이 혹시라도 법정구속이 되는 등 유고가 생길 경우 위 부회장으로서는 또 다른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평소 꾀 많은 것으로 알려진 위 부회장이 예상을 깨고 흥국생명에 둥지를 튼 것은 이같이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문제는 위 부회장의 법적 리스크도 공존한다는 점이다. 그는 신한카드 재직 시절 발생한 채용비리 연루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불기소 처분되긴 했지만 지난 2008년 '남산 3억원' 사건 관련 검찰 과거사위에서 요구한 재조사 대상이 되는 등 잡음이 적지 않다.

따라서 흥국생명 부회장 선임과 동시에 경영 전면에 나서기엔 다소 부담이 됐을 거란 분석이다. 위 부회장은 미등기 임원인 것은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위 부회장은 신한금융 내에서도 최고의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인물이다. 1985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뒤 35년간 신한에 몸담았다. 종합기획부, 인사부 등 본점 부서를 거쳐 신한금융지주 경영관리담당 부사장, 신한카드 사장, 신한은행장까지 승승장구했다. 사실상 지주 회장만 빼곤 다 해 본 셈이다.

그는 둘러싼 또 하나의 징크스는 신한사태다. 지난 2010년 이후 신한금융지주에는 줄곧 ‘신한사태’라는 악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동우 전 신한금융회장이 중립계 조용병 현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등용하는 등 지난 6년 동안 신한사태 지우기에 힘썼지만 은행장, 계열사 CEO 인사 시기마다 ‘라응찬계’ 등과 같은 계파 이슈가 어김없이 불거져 나왔다.

특히 ‘라응찬계의 수장’으로 평가되는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의 존재는 신한사태의 여파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 대목으로 꼽혔다. 그는 신한사태 당시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의 해임안을 상정한 이사회 결과를 직접 발표했다. 신상훈 전 사장과 위성호 전 은행장은 아직까지 당시의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지 못한 상태다. 아직까지도 서로 간에 여전히 신한사태의 구원(舊怨)과 앙금이 살아있는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흥국생명이 위 부회장에게 자리를 만들어준 것은 무엇보다 현재 가장 시급한 오너리스크를 해결하는데 가장 큰 무게가 있는 것 같다"면서 “위 부회장으로서는 흥국생명에 자리를 틀고 신한금융 회장직을 노리는 것이 별로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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