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와 회계투명성 논란
정의기억연대와 회계투명성 논란
  • 오풍연
  • 승인 2020.05.1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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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은 언론을 탓해...그 전에 자신들의 잘못을 되돌아보는 게 먼저

[오풍연 칼럼] #1: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정의는 없는 것 같다. 이번 총선 당선자이기도 한 윤미향 전 이사장의 행보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나는 엊그제 관련 칼럼을 쓰면서 제목도 아주 평범하게 달았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정의기억연대' 그동안 오풍연 칼럼에서 이런 제목은 거의 없었다. 정의기억연대도 믿고 싶었다. 그러나 그 뒤 나온 속보들을 보면 해명이 미흡하다. 성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등 문제가 있다면 책임져야 한다. 그럴 개연성도 없지 않다. 진보의 도덕 불감증이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2: NGO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대다수 NGO 종사자들은 헌신적으로 봉사한다. 급여수준도 형편 없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단체도 있어 욕을 먹는다. NGO 회식을 한우 등심으로 하는 경우도 보았다. 이 또한 경비로 처리할 터. NGO라고 소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1인당 4~5만원 하는 회식은 정서상 맞지 않다. 나는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을 했다. 당시 조합비로 계산할 때는 1인당 5000원을 넘지 않은 기억이 난다. 추가로 나오면 내 사비를 썼다. 돈이 문제다.

NGO는 무엇보다 회계가 투명해야 한다. 십시일반 성금을 낸 사람들도 어떻게 썼는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정의연의 지출내역을 보면 의심점이 가기도 한다. 정의연이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개한 ‘공익법인 결산서류 공시’를 보면 이 단체는 2018년 디오브루잉주식회사에 3339만8305원을 기부금으로 지출했다. 디오브루잉은 서울 청진동과 자양동 두 곳에서 ‘옥토버훼스트’라는 맥줏집을 운영하는 회사다. 정의연이 2018년 국내 지출한 기부금은 3억1000만원인데, 이 중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맥줏집에서 썼다고 한 것이다.

누가 보더라도 이상하다. 정의연 측은 11일 “2018년 디오브루잉에 기부된 3339만원은 옥토버훼스트에서 열린 후원의 날 행사에서 쓴 비용”이라고 말했다. 정의연은 그해 11월 18일 청진동에 있는 옥토버훼스트 종로점에서 28주년 기념 행사를 했다. 그러나 디오브루잉 측 설명은 다르다. 당일 발생한 매출은 972만원, 재료비와 인건비 및 기타경비는 430만원, 회사가 정의연에 후원한 금액은 541만원이라고 했다. 해당 내역에 대한 모든 증빙을 갖고 있다고 하니 회사 측이 거짓말을 할 리도 없다.

옥토버훼스트는 시민단체들이 후원의 날 등을 열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술값 외에 각종 부대비용을 더해도 800만~1000만원이 나오는 게 일반적이라고 했다. 3300만원은 턱 없이 많다는 것. 논란이 커지자 정의연은 디오브루잉 측에 ‘3300만원에는 옥토버훼스트 말고 다른 곳에서 쓴 비용도 포함돼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둘러대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정의연에 정의가 사라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믿고 싶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고 할까. 정의연은 언론을 탓하기도 했다. 그것을 탓하기 전에 자신들의 잘못을 되돌아보는 게 먼저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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