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선영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한국 경제의 금융안전망 필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유럽연합(EU) 대사가 12일 한-EU 통화스와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라이터러 대사는 이날 서울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전경련 초청 기업인 조찬간담회에 참석, “기업 유동성을 위해 한국과 유럽연합 간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중소기업, 영세기업의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한국은행 차원에서 유럽중앙은행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라이터러 대사는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는 유럽중앙은행은 유로화를 관리하는 독립적 기관”이라면서 “(체결과 관련해) 한국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 한국은행 총재가 유럽중앙은행 총재와 직접 이야기를 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통화스와프는 서로 다른 통화를 사전에 약정된 환율에 따라 교환(swap)하는 외환 거래다. 두 나라 중앙은행 간 체결한다. 코로나19사태 장기화로 국내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 EU와 통화스와프 체결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경연 등 업계의 시각이다.
라이터러 대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유럽 국가들이 기업인을 포함한 외국인들의 입국을 제한한 것에 대해서는 “유럽연합 소관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각국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유럽권 국민 입국을 일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라이터러 대사는 “출입국 관리는 회원국 소관으로 유럽연합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출입국 통제는 유럽 국가마다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조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내년에 10주년을 맞은 한-EU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서는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라이터러 대사는 “우리는 경제에 유동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전경련이 통화스와프 협정을 요청한 것으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전경연 권태신 부회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의 생산법인들이 다수 진출한 체코와 폴란드,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에서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중국이 합의한 ‘기업인 패스트트랙’(기업인 입국절차 간소화)과 같은 조치가 유럽에서도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권태신 부회장과 이건기 해외건설협회 회장, 이민철 한국철강협회 부회장 등 주요 업종단체 대표와 GS건설, 삼양바이오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기업 및 회원사 대표 20여명이 참석해 EU 관련 현안 등을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