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이 흔들어댄 투표 용지가 진짜라니
민경욱이 흔들어댄 투표 용지가 진짜라니
  • 오풍연
  • 승인 2020.05.1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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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지난 11일 부정 선거 의혹이 있다며 흔들어댄 투표 용지가 진짜라고 한다. 그럼 의혹을 살 만하다. 어떻게 유출됐을까. 누군가는 손을 댔다는 얘기다. 투표 용지에 발이 달리지 않은 이상 민경욱의 손에 들어갈 리 없다. 민경욱을 마냥 탓하기도 그렇다. 또 다른 케이스가 있다면 정말 큰 문제다. 선관위가 수사를 의뢰한 이유이기도 하다.

어떻게 됐는지 살펴 보자. 민경욱이 4·15 총선의 사전투표 조작 증거라며 제시한 투표용지 중 일부가 실제 투표용지인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해당 투표용지는 경기 구리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분실한 것으로, 민경욱의 주장과 달리 사전투표가 아니라 본투표에 사용하기 위한 준비해놓은 투표용지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투표용지들이 지역 선관위에서 분실돼 민경욱에게 전달된 경위를 의심하면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선관위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5월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15 총선 의혹 진상규명과 국민주권회복대회'에서 제기된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투·개표조작은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경욱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총선 개표조작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기표가 되지 않은 채 무더기로 발견된 사전투표용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있다"며 투표용지를 들고 흔들었다. 그가 흔든 게 가짜 투표 용지는 아니었던 셈이다.

선관위는 "해당 투표용지는 구리시 선관위 청인이 날인된 비례대표선거 투표용지로, 선관위가 확인한 결과 구리시 수택2동 제2투표구 잔여투표용지 중 6매가 분실됐다"면서 "분실 투표용지의 일련번호가 현장에서 제시된 투표용지와 일치한다"고 확인했다. 그럼 어떻게 분실됐을까. 실제 투표가 이뤄지지 않은 이 투표용지들은 구리시 선관위에서 보관하다가 분실한 것이라는 게 중앙선관위 측의 설명이다.

선관위는 "구리시 선관위는 개표소에서 수택2동 제2투표소의 투표자 수와 투표용지 교부수의 불일치로 잔여투표용지 매수를 확인한 사실이 있으며, 해당 잔여투표용지 등 선거관계서류가 들어있는 선거가방을 개표소(구리시체육관) 내 체력단련실에 보관했으나, 성명불상자가 잔여투표용지 일부를 탈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가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것을 적절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검찰이 수사를 하면 누가 탈취했는지 밝혀질 것으로 본다. 경우에 따라서는 파장이 커질 수도 있다. 민주주의에서 선거부정은 있을 수 없다. 투표 용지 분실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 경위는 수사기관이 밝힐 일이긴 하다. 민경욱은 이 같은 수사 의뢰 소식에 “검찰이 조사한다면 부정선거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투표 용지 유출 수사는 자칫 정권의 뇌관이 될 지도 모른다. 탈취범을 찾는 수사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결과는 누구의 소행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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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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