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 ‘모럴해저드’?…원유선물 ETF 관련 제소 당해
삼성자산운용 ‘모럴해저드’?…원유선물 ETF 관련 제소 당해
  • 강기용 기자
  • 승인 2020.05.1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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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 “사전 공지 없이 ETF 구성 종목 멋대로 바꿔”

[서울이코노미뉴스 강기용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운용과 관련해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사전 고지 없이 멋대로 ETF 구성 종목을 변경해 피해를 봤다는 것이 제소 이유다. 

13일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투자자 2명이 지난 달 27일 삼성자산운용을 상대로 코덱스 WTI 원유선물(H) ETF 운용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투자자들은 지난 4월 23일 이후 삼성자산운용이 임의로 ETF 구성 종목을 변경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해왔다. 당초 ETF는 WTI 원유선물 6월물 위주로 구성돼 있었는데 사전 공지 없이 7·8·9월물을 편입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달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회사 측이 상품 설명서와 다르게 임의로 ETF 구성 종목을 변경함으로써 주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삼성자산운용이 ETF를 6월물 위주에서 7·8·9월 등 다른 월물을 편입시킬 당시 6월 인도분 WTI는 당시 이틀 연속으로 20% 가까이 반등했으나 운용 방식 변경 등으로 ETF는 4월 23일 하루 4.29% 오르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삼성자산운용은 상장폐지까지 발생할 수 있어 WTI 선물 ETF 운용 변경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원유 선물 가격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 상장폐지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월물 변경 조치를 단행했다는 해명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WTI 원유선물 6월물 정산가가 우려했던 대로 마이너스가 됐다면 ETF의 거래 중단과 상장 폐지로 이어져 손실은 회복 불가능한 상황이 됐을 것"이라며 "선량한 관리자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적절한 안정 조치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WTI 원유선물 가격이 출렁이는 상황이었고 6월물 가격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투자자들이 전액 손실을 볼 우려가 있어 자산을 분산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WTI 원유 선물 6월물 가격은 지난 달 22일 장중 1배럴당 6.5달러까지 떨어져 WTI 원유 선물 가격이 증거금보다 낮게 형성될 가능성도 상당한 상황이었다"면서 "원유 선물 6월물 가격이 6.5달러 이하로 하락할 경우 증거금율이 치솟게 돼 기존 보유 포지션을 정산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변경에 대한 사전 공지가 없었던 것에 대해서는 " 펀드의 매매 계획을 사전에 알리는 경우 전세계 원유 선물 투자자들이 펀드의 6월물 매도 의사를 인지하게 되고 이를 이용해 선행매매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일부 피해자, “투자자 자산 편취 하려고 고의로 상장폐지 가능성 흘려” 

하지만 피해 투자자들은 "급격한 원유가격의 변동상황에서 투자자 보호를 목적으로 그랬다지만, 결과적으로 투자자 이익을 침해했고, 비중 교체의 정확한 시점과 내용에 따라서는 편취를 한 상황이 되어버렸다"고 주장했다.

향후 하락과 동일한 비율의 원유가격 상승이 추후에 일어나게 되더라도 원래대로라면 회복할 수 있는 손실을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도록 만들어버렸다는  이유에서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22일(한국시간 23일) 새벽 WTI 6월물 원유선물 가격 폭락 과정에서 세계최대 오일펀드인 USO와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이 선물계약을 대거 매각하면서 가격폭락을 부추겼을 가능성을 지적한 점도 삼성자산운용의 입지를 불리하게 만들고 있다.

일부 피해자들은 “운용사가 4000억원의 투자자 자산을 편취하려고 투자자 보호 조치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고의로 상장폐지로 유도했을 모럴해저드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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