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웨이 美 압박 버틸 수 있을까
中 화웨이 美 압박 버틸 수 있을까
  • 오풍연
  • 승인 2020.05.17 10:07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이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일은 없어야

[오풍연 칼럼] 중국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예사롭지 않다. 마치 숨통을 끊어놓으려고 하는 듯한 기세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앞장서고 있다.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코로나발 미중 갈등의 연장선이다. 화웨이에 들어가는 반도체 부품의 수출을 막은 것. 미국 업체 뿐만 아니라 대만, 한국의 업체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화웨이가 과연 버틸 수 있을까. 미국의 의도대로라면 화웨이인들 버티기 힘들 것으로 본다. 반도체의 핵심 기술은 미국이 보유하고 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미국 때리기에 나섰다. 미국은 그래도 꿈쩍하지 않을 것 같다. 중국이 무릎을 꿇어야 끝날 싸움 같은데 예측하기 어렵다. 중국도 예전의 중국이 아니다. 미국에 견줄 만큼 국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가 15일(현지시간) 발표한 제재 방침에 따르면 제3국 반도체 회사들도 미국 기술을 부분적으로라도 활용했다면 화웨이에 제품을 팔 때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전에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 기술 활용도가 25% 밑이라면 자유롭게 화웨이에 제품을 댈 수 있었는데 이제 이런 '제한'까지 완전히 막아버린 것.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미국의 제재 강화가 '화웨이와 대만 TSMC와의 협력 고리 끊기'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보고 있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처럼 반도체를 스스로 생산하지 못한다. 따라서 외부 업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반도체 주요 공급원이 바로 대만 TSMC다. 작년 5월부터 시작된 미국 정부의 제재로 화웨이는 퀄컴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로부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같은 핵심 반도체 부품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화웨이가 꺼내든 '비상 타이어'는 자체 반도체 설계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었다. 하이실리콘은 스마트폰의 두뇌인 AP 등 다양한 반도체 부품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하이실리콘은 설계 전문회사로 반도체 생산 공장이 없어 대부분의 제품 생산을 TSMC에 맡겼다.

강화된 제재를 근거로 미국이 TSMC와 화웨이의 추가 거래를 승인하지 않으면 화웨이의 반도체 공급망은 사실상 붕괴하게 된다. 중국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산업 수준은 아직 낮은 편이어서 화웨이가 자국 업체들로부터 필요한 반도체 부품을 조달하기도 쉽지 않다. 중국에서 가장 기술력이 앞선 파운드리 업체인 SMIC조차도 세계 파운드리 1·2위 업체인 TSMC나 삼성전자와는 기술 격차가 매우 크다. 양질의 부품을 구할 수 없다는 얘기다.

미국의 이번 조치가 비메모리 반도체 외에도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까지 폭넓게 적용되면 화웨이가 받을 타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화웨이를 비롯한 많은 중국 기업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에 거의 대부분 메모리 반도체 부품을 의존한다. 미중 갈등이 우리 기업으로 불똥이 튈지 모르겠다. 중국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터. 미국 애플이나 퀄컴을 대상으로 보복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일은 없어야 되겠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