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이대로 무너지나...‘감사의견 거절’ 악재 겹쳐
쌍용차 이대로 무너지나...‘감사의견 거절’ 악재 겹쳐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5.1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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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영업손실 986억, 순손실 1935억...감사인 “기업 존속능력 의문”
쌍용자동차 경기 평택공장 / 연합뉴스
쌍용자동차 경기 평택공장 /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태일 기자] 쌍용자동차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13분기 연속 적자, 대주주 마힌드라그룹의 투자철회 등으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던 쌍용차에 ‘감사의견 거절’이라는 악재가 겹쳤다.

쌍용차가 지난 15일 공시한 1분기(1~3월) 실적 보고서를 보면, 쌍용차의 감사인인 회계법인 삼정KPMG는 감사 의견을 거절했다. 기업이 계속 생존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이유로 내놨다.

삼정KPMG는 “쌍용차는 재무구조 악화 등으로 보고기간 종료일 현재 1분기(연결기준) 영업손실 986억3400만원, 순손실은 1935억3700만원에 달한다. 유동부채도 유동자산보다 5898억6400만원이 많다”면서 “계속기업으로서 그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사인이 의견 거절을 공시한 15일부터 7영업일이 지난 오는 22일까지 쌍용차가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곧바로 상장폐지 절차에 돌입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간보고서 의견거절은 상장폐지, 반기보고서 의견거절은 관리종목 지정 요건이다. 하지만 쌍용차가 감사 의견 거절을 받은 이번 보고서는 ‘분기보고서’다. 상장폐지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쌍용차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이의 신청은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관계자는 “자금 조달 방안 모색,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다만 의견 거절이 금융당국 및 채권단의 추가 원조를 망설이게 하기에는 충분하다. 쌍용차가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비적정 감사의견(한정·부적정·의견거절)을 받은 것은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에도 삼정KPMG로부터 실적 악화를 이유로 경영 상황에 대한 지적을 받았지만, 당시에는 ‘적정’ 의견을 받았다.

이번에는 상황이 더 안 좋다. 실적은 처참했다. 쌍용차의 올해 4월까지 자동차 판매 대수는 작년 동기 대비 34.9% 줄어든 3만952대에 불과했다. 4월의 경우 국내 판매는 1년 만에 46.4% 줄어든 6813대, 수출은 60.3% 감소한 796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올해 1분기까지 13분기 연속 적자라는 수렁에 빠져 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에도 99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 분기 1000억원가량의 손실을 내고 있는 셈이다. 삼정KPMG는 “상황 변화에 따라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경우 부채 상환이 힘들 수 있다”며 “지속적인 경쟁력 악화, 코로나19의 확산 등으로 현금창출능력에 대한 손상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산업은행이 오는 7월 만기가 도래하는 900억원의 차입을 유예해주지 않으면 사실상 부도를 맞는다. 산업은행은 쌍용차에 총 1900억원을 빌려준 상태다. 신규 대출은 고사하고, 쌍용차가 차입금을 제때 갚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산업은행은 아직 쌍용차 측의 연장 요청이 없었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이를 포함해 쌍용차의 올해 만기 차입금 규모는 2500억원에 이른다.

전망도 좋지 않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외 자동차 시장에는 한파가 몰아쳤다. 현재로서는 수요 회복도 요원하다. 더군다나 마힌드라그룹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영난을 이유로 당초 지원키로 한 2300억원 대신 긴급 운영자금 약 400억원만 지원했다. 이 때문에 2009년에 이어 두 번째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채비율과 자본잠식률도 작년 1분기 각각 245.2%, 4.3%에서 올해 1분기 755.6%와 71.9%로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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