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일감 몰아주기로 아들 3형제에게 1조3542억 챙겨줘”
“한화, 일감 몰아주기로 아들 3형제에게 1조3542억 챙겨줘”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0.05.1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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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대, “한화S&C 내부거래 비중 2018년 80%까지 올라가”
CGCG, “김동관은 일감몰아주기 수혜자"...사내이사 선임 반대하기도
한화그룹 본사 전경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그룹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돌입함에 따라 재계의 촉각이 한화 쪽으로 쏠리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의 수법이나 규모로 미루어 거액의 과징금 부과에다 검찰 고발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김승연 회장 아들 3형제에 대한 대물림 작업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동안 한화그룹 오너 일가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사익편취는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 왔다.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를 비웃듯이 겉으로는 시정하는 척하면서도 이면에서는 몰아주기를 수시로 저질러 오너 일가의 배를 채우고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을 진행해 왔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 3월 한화솔루션이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임 선임하려 하자 좋은 기업 지배구조 연구소(CGCG)는 “김동관 부사장은 과거 일감 몰아주기 수혜자”라며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할 것을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연구소는 “김동관 부사장 형제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한화S&C의 전체 매출 중 상당 부분이 한화생명보험 등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한 것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2013년 55%에서 2018년 80%까지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일자 한화S&C가 2017년 에이치솔루션과 한화S&C로 분할한 후 2018년 5월에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을 합병하는 방법으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규제를 벗어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해 9월 경제개혁연대는 김동관 부사장 삼형제가 한화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로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부당이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는 ‘주주대표소송 판결을 계기로 본 한화S&C 관련 지배구조 문제’라는 제목의 발표문을 통해 한화가 한화S&C주식을 총수 아들에게 싼 값에 넘겼다는 혐의에선 대법원에서 승소했지만 일감 몰아주기와 회사기회 유용 문제는 1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현재진행형’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화S&C는 2017년까지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50%) 부사장, 2남 김동원(25%) 한화생명 상무, 승무선수 출신인 3남 김동선(25%) 전 한화건설팀장이 지분 100%를 보유했던 회사로 한화 계열사의 IT관련 업무를 도맡았었다. 

한화S&C는 그룹계열사들의 전산업무지원에 힘입어 급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경제개혁연대가 공시를 분석한 결과 2001년 자본금 30억원으로 설립돼 2005년에는 총자산(연결기준)이 723억원 규모에 불과했으나, 계열사들이 전산일감을 몰아준 이후 2016년 총자산은 2조5280억원, 매출은 8579억 원으로 고속 성장했다. 총자산은 2005년에 비해 35배, 매출은 7배 증가한 셈이다. 

한화S&C의 그룹 내부거래 비중은 2018년 50.85%를 기록하는 등 그동안 50% 수준을 유지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또 한화S&C가 열병합발전소를 잇달아 인수한 것은 한화그룹 내 에너지 관련 회사의 사업기회를 총수 일가 회사가 편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화S&C를 ㈜한화와 결합하려는 과정에서 합병비율 문제로 소액주주들의 피해 예상”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해 6월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간담회를 위해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한화S&C의 기업가치가 커지면서 김동관 전무 등의 재산은 급속히 증가했다. 김 부사장은 한화S&C로부터 배당금만 325억원을 받았고, 보유 주식 가치는 7117억원에 이른다. 이 회사의 주식을 사는 데 들인 614억원을 빼면 11년 동안 6828억원이나 재산이 증가한 셈이다.

김동원 상무와 김동선씨의 지분까지 함께 계산하면 이들 형제는 한화S&C를 통해 1조3542억원의 부를 늘렸다. 그야말로 마술이나 다름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

경제개혁연대 이상훈 정책위원은 “한화S&C의 문제는 일감 몰아주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제2의 삼성에버랜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그룹 지주회사 격인 ㈜한화의 오너 지분은 김승연 회장(22.65%)이 대부분 갖고 있고 김동관 전무(4.44%) 등 아들 삼형제가 보유한 지분은 그보다 훨씬 적다. 이 정책위원은 “앞으로 한화S&C를 ㈜한화와 결합하려 한다면 그 과정에서 합병비율 등 문제로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화 측은 “한화S&C는 승계를 하기 위해 만든 회사가 아니며, 현재로선 ㈜한화와 합병시키는 등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9월12일 경제개혁연대와 한화 소액주주 2명이 김 회장과 한화 전·현직 이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한 주주대표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경제개혁연대는 2005년 한화가 갖고 있던 한화S&C 주식 40만주를 김동관 부사장에게 싼값에 팔아 한화가 600억원대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공정위, 김승현 회장 누나의 물류회사에도 일감몰아 주기 확인

이 뿐만이 아니다. 한화그룹은 지난 해 11월에는 김승연 회장의 누나 김영혜 씨가 대주주인 방계회사 한익스프레스에도 일감을 몰아준 사실이 공정위 조사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 등 한화그룹 에너지계열사들은 종합물류회사인 한익스프레스에 일감을 몰아줘 경쟁물류회사들이 일감을 수주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했으며, 더구나 비싼 단가를 매겨 일감을 주는 특혜를 베풀었다.

지원을 한 주요계열사는 국내운송 사업에서 한화케미칼, 한화토탈, 한화에너지, 한화종합화학, 한화큐셀 등이다. 국제물류 사업에서는 한화케미칼, 한화큐셀이 일감을 맡겼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한 심사보고서를 한화와 한익스프레스 등에 발송했다.

한익스프레스는 한화계열사들의 집중적인 지원에 힘입어 급성장했다. 2009년 1351억원이던 매출은 2018년 5658억원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한화계열사 지원분이 전체 매출의 절반이상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익스프레스는 국내운송(화물운송), 국제물류(운송주선서비스), 유통물류, 창고업 등을 하고 있는데  한화그룹계열사들이 단가를 비싸게 적용하는 등 유리한 조건의 수의계약 방식으로 일감을 몰아준 사실을 공정위는 확인했다. 

1989년 한화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한익스프레스는 2009년 김승연 회장 누나인 김영혜 씨가 차남인 이석환 씨와 함께 태경화성으로부터 주식을 장외매입해 최대주주가 됐다. 

현재 김영혜 씨(25.77%), 이석환씨 (25.6%), 김 씨의 손주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51.9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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