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 고개 숙이게 한 LG화학 ‘안전 불감증’
구광모 회장 고개 숙이게 한 LG화학 ‘안전 불감증’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0.05.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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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공장 참사 이어 촉매센터 화재 3명 사상…1월에도 폭발사고 발생한 곳
구 회장, “위기관리 실패 기업 한 순간에 몰락”… “원점에서 대책 마련하라”
지난 19일 발생한 화재로 직원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LG화학 대산공장 촉매센터 주변에서 관계자들이 현장 수습을 하고 있다./충남 서산시 제공

LG화학의 안전 불감증에 대한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인도 현지법인 공장에서 가스누출로 12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한 지 채 2주도 지나지 않아 국내 사업장에서 폭발·화재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해당 사업장은 지난 1월에도 폭발 사고가 일어났던 곳이다. LG화학의 안전관리에 커다란 구멍이 났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결국 그룹 총수인 구광모 회장이 직접 나섰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가운데)/LG그룹 제공

구 회장은 20일 사고 현장인 충남 서산시 LG화학 대산공장을 잇따른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철저한 안전 점검과 근본적 대책 마련을 다짐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경영실적이 나빠져서가 아니다”라면서 “안전환경, 품질 사고 등 위기 관리에 실패했을 때 한 순간에 몰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인도와 국내 사업장에서 잇따라 일어난 사고와 관련해 피해자 및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하고 "많은 분들께 염려를 끼쳐 매우 송구하다"고 말했다. 

잇따른 사고에 따른 그룹 차원의 위기감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은 LG화학 촉매센터다. 

충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19일 오후 2시25분쯤 촉매센터 내 담지포장실 안에서 폭발에 이은 화재가 발생해 근로자 이모(40)씨가 숨지고, 홍모(47)씨 등 2명이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불이 난 곳은 생산된 유기촉매를 용기에 담아 포장하는 곳으로, 소방당국은 제품을 마감하는 과정에서 압력이 높아져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포장 중이던 촉매에는 알킬알루미늄이 포함돼 있는데, 이 물질은 공기에 노출되면 자연 발화된다.

이에 앞서 지난 7일에는 인도 남부 비사카파트남에 있는 LG화학 현지법인인 LG폴리머스 공장에서 스틸렌으로 추정되는 가스가 누출돼 현지 주민 12명이 사망하고 1000여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와 관련해 현지법인인 LG폴리머스인디아의 경영진은 입건됐고 인도 환경재판소로부터 5억루피(약 81억원) 공탁 명령을 받았다. 

LG화학은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 부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현장 지원단을 현지로 파견해 수습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LG화학의 촉매센터에서는 지난 1월에도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는 시운전을 하던 촉매센터에서 배관 내 찌꺼기 청소 작업이 진행되던 중 배관 내부 압력 상승으로 안전밸브가 작동해 폭발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큰 폭발음과 함께 공장 내 가스 소각 시설 드럼과 배관이 파손됐고 이 때문에 10여일가량 보수작업이 펼쳐졌다.
구광모 이날 현장 방문에서 수습 상황을 살펴보고, 신학철 부회장 등 경영진에게 안전환경 사고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구 회장은 특히 인도에서 참사가 발생한 지 2주 만에 또다시 인명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 "모든 경영진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면서 "원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이어 “안전환경은 사업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CEO들이 실질적인 책임자가 되어 안전 환경을 경영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도 높게 지시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 LG화학 서산 사업장을 특별관리하기로 했다. 

현행 공정안전관리제도에 따르면 중대산업사고 발생 사업장은 사고발생 즉시 최하위 등급인 ‘M-’로 강등된다. M+등급 이하는 설비관리와 인력관리 등이 허술해 대형사고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특별관리감독을 받게 되며, 연간 두 차례 안전점검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기술지원도 받아야 한다. 

인명피해를 동반한 중대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자 구속수사가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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