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선영 기자]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본격적으로 시장에서 소비되면서 골목상권과 편의점 등 일부 유통업계가 특수를 누리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이후 주요 편의점의 상품 매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
편의점 GS25는 재난지원금이 첫 지급된 지난 13~24일 편의점서 비주류 상품인 소형가전(블루투스 이어폰 등) 매출이 1~12일보다 142.2%나 급증했다. 국산 우육(87.3%)과 수입 우육(76.3%)도 대폭 증가했다. 바디용품(72.0%), 국산 과일(48.6%), 양곡류(38.1%) 와인(29.1%) 등도 평소보다 매출이 뛰었다.
같은 기간 편의점 CU는 고가인 와인 매출이 31.5% 성장했다.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편의점 장보기 문화가 확산되면서 식재료(29.1%)와 과일·채소(20.7%), 즉석조리식품(16.5%), 맥주(16.0%) 등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배달앱도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배달 대행 스타트업 바로고가 이달 첫 2주 주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현장 결제하는 비중이 늘어났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전인 5월 첫 주말(9~10일)보다 그 다음주 주말(16~17일) 현장 결제 주문이 7.9%p 늘었다. 같은 비중만큼 선결제는 줄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13~20일 일주일간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대면 결제 주문이 직전주 대비 10%p 증가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대면 결제 비중은 증가 추이가 크지 않은데, 평소보다 꽤 올랐다"며 "재난지원금 사용으로 매출 상승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반면 재난지원금이 사용처에서 제외된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울상을 짓고 있다.
롯데마트는 재난지원금이 본격적으로 시장에서 풀리기 시작한 13~24일 전체 매출이 18.6% 급감했다. 한우, 돼지고기 등 축산을 비롯한 전반적인 식품부문 매출은 15~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헬스앤뷰티(H&B) 매장인 롭스(본점·영플라자)에서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지만 백화점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이 본격 사용되기 시작한 이달 13~24일까지 전년 동요일 대비 소고기 16%, 돈육 12%, 과일 15%, 채소 10% 등 대부분의 생필품 매출이 감소했다"면서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하나로마트, 대형 식자재 마트 등으로 고객이 몰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 중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하나로마트 등은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해 식품부문의 매출이 역신장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취지대로 내수 활성화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전반적으로 소비심리가 붐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매장 구조 자체가 임대 매장이 많이 없어서 재난지원금 특수효과를 누리지 못해 아쉽다"면서 "소상공인 지원이 늘어나 자영업자들이 살아나면 연계 소비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사상 최초로 정부가 국민에게 지원한 긴급재난지원금이 국민들께 큰 위로와 응원이 되고 있어 매우 기쁘다”면서 “골목상권과 소상공인들에게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