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 케이뱅크 최대주주 플랜 본격화...회사채 1천억원 발행
BC카드, 케이뱅크 최대주주 플랜 본격화...회사채 1천억원 발행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5.2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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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참여 실탄 마련하는 듯...매입한 KT 지분 10% 포함 34%까지 늘릴 예정
BC카드 “유상증자와 관련 없어, 마스터카드 지분 매각으로 충분”
BC카드 / 연합뉴스
BC카드 /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태일 기자] KT 대신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나서는 BC카드가 17년 만에 회사채를 발행한다. 다음 달로 예정된 유상증자에 참여할 실탄을 마련해 최대주주 등극 계획을 본격화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BC카드는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다음 달 발행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해당 회사채는 신용등급으로는 두 번째로 높은 ‘AA+’다.

앞서 KT는 자회사인 BC카드를 구원투수로 등판시켜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참여시킬 계획을 세웠다.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 통과 전 KT의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문제가 되면서 케이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되고, 계획했던 5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276억원 증자에 그쳤기 때문이다. 당시 법안이 또다시 좌초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었던 터라 KT가 재등판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기엔 위험 부담이 큰 이유도 있었다.

결국 법안은 통과됐다. 개정안은 ‘재수’ 끝에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하지만 KT는 본 플랜대로 가는 모양새다. BC카드가 그대로 케이뱅크가 추진 중인 총 594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지난달 17일 363억원을 들여 매입한 KT 지분 10%(2230만9942주)를 포함해 케이뱅크 지분을 최대한도인 34%(7480만주)까지 끌어올려 우리은행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등극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회사채 발생은 추가 지분 매입을 위한 현금 마련책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이문환 전 BC카드 사장이 케이뱅크 신임 행장으로 취임하는 등 사전 작업은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달 말 기준 케이뱅크 지분 구조는 BC카드(10.0%), 우리은행 (13.79%), NH투자증권 (10.0%)의 3각 구도다. 여기에 IMMPE(9.99%), 한화생명(7.32%), GS리테일(7.2%), 케이지이니시스(5.92%), 다날(5.92%) 등이 주요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케이뱅크 / 연합뉴스
케이뱅크 / 연합뉴스

하지만 BC카드를 최대주주로 설정하면서 사실상 ‘원 포인트’ 개정안은 본래 의미를 상실했다. 개정안은 인터넷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기준에서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을 삭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탓에 ‘KT 특혜법’이라는 비판도 받아왔다. 하지만 법 통과와 관계없이 KT가 BC카드를 통해 우회 증자한다는 방침을 고수하면서 개정안은 ‘주인 없는 법’으로 전락했다.

한편 BC카드는 이번 회사채 발행 결정은 케이뱅크 지분 인수와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단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조처이며 케이뱅크 지분 매입계획 전부터 진행해온 사안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앞선 의사회 의결을 마친 마스터카드 주식 145만4000주(약 4300억원어치) 매각을 통해 유상증자 참여에는 무리가 없다고 자신했다.

금융당국 역시 BC카드를 통한 우회 증자를 저지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전례가 있다. 카카오뱅크 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카카오에 지분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공정거래법 조항에 걸려 한국투자증권이 아닌 그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으로 지분을 넘겼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지난 3월 국회 정무위위원회에서 “케이뱅크 증자를 도울 일이 있다면 돕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호기롭게 출발했던 케이뱅크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9월 기준 11.85%로 업계 최하위 수준으로 바닥을 쳤다. 자본금이 밑바닥을 드러내면서 예·적금 담보 대출을 제외한 모든 은행 영업 역시 중단된 ‘개점휴업’ 상태다. 더군다나 카카오뱅크는 진즉 사용자 1000만명을 넘기며 앞서 나가고 있고, 올해 제3호 인터넷은행 토스뱅크가 출범한다. 앞을 열심히 추격하면서 뒤도 견제해야 한다. 산적한 과제도 많다.

BC카드의 대주주 등극 및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긴급수혈’을 실시하고, 이번 법 개정으로 KT의 족쇄가 풀리면서 케이뱅크가 회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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