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태일 기자] 유럽 최대 항공사인 독일 국적 루프트한자의 감독이사회가 정부로부터 90억 유로(약 12조2743억원) 규모의 공적자금을 지원받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독일 정부와의 공적자금 지원 합의 소식이 전해진지 일주일 만이다.
루프트한자는 독일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그동안 협상을 벌여왔다. 결국 루프트한자는 독일재건은행(KfW)과 연방경제안정화기금(WSF) 두 곳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WSF가 루프트한자의 지분 20%를 매입해 일부 국유화되는 절차가 진행된다.
이외에도 몇몇 지원 조건이 있다. 독일 당국은 루프트한자 감독이사회에 이사진 2명을 파견한다. 독일의 감독이사회는 경영이사진의 경영 활동을 감시·견제하고 경영이사의 임명권을 가지는 기관이다.
더불어 루프트한자는 프랑크푸르트와 뮌헨 공항에서 보유하고 있는 승강장 24개의 사용권을 다른 항공사에 양보해야 한다.
다만 공적자금 지원책이 감독이사회는 통과했지만, 유럽연합(EU) 진행위원회의 승인 등이 남아있다.
루프트한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불가피하게 장거리 하늘길 대부분을 걸어잠그면서 승객이 사실상 증발해 유례없는 경영 위기를 겪어왔다. 1분기에만 12억 유로(약 1조6365억원)의 영업손실을 떠안았다. 오는 2분기 실적은 더욱 처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루프트한자 그룹은 이달부터 국제선 노선을 포함한 항공편 운항을 확대한다고 2일 밝혔다. 세계 각 국의 입국 규정 및 여행 제한 조치가 다소 완화되는 경향에 따른 판단으로 풀이된다.
늘어날 여객 수요에 맞춰 전 세계 130여개 목적지로 주 2000편가량을 운항할 예정이다. 앞으로 지원될 공적자금과 더불어 하루 빨리 경영 정상화를 도모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