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출신, 줄기세포 치료 연구에 매진…도파민 세포 뇌이식 임상 부작용 ‘제로’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재미 한인 과학자가 세계 최초로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줄기세포 치료에 성공했다.
주인공은 김광수 미국 하버드 의대 맥린병원 분자신경생물학 교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KAIST 초빙 석좌교수와 총장 자문위원을 겸임하고 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지난 달 파슨병 환자의 피부세포를 도파민 신경세포로 변형해 뇌에 이식하는 임상 치료에 성공했다고 KAIST가 2일 밝혔다.
지난 달 14일 의학 분야 학술지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JM)’은 이 같은 치료를 통해 환자가 면역 거부반응 없이 구두끈을 다시 묶고 수영과 자전거 운동을 할 정도로 운동능력을 회복했다고 소개했다.
파킨슨병은 우리나라에만 환자 수가 11만명에 이르는 3대 만성 퇴행성 뇌질환이다. 환자는 근육 떨림, 움직임 둔화, 경직, 보행·언어 장애 등의 증상을 보인다. 뇌 속에서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죽기 때문에 생긴다.
그동안에도 줄기세포를 이용해 환자의 도파민 신경세포를 살리려는 시도가 계속돼 왔지만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 환자의 피부세포를 줄기세포로 바꿔 이를 도파민 신경세포로 다시 한 번 바꾼 후 뇌에 이식해야 하는데, 이 모든 과정을 별다른 부작용 없이 해낸다는 게 매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김 교수 연구팀은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 연구에 오랫동안 매진한 결과 세계 최초로 이 같은 치료를 성공시켰다.
김 교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요청에 따라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69세 파킨슨병 환자에게 도파민 신경세포를 면역 거부반응 없이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환자는 종양 발생 등 부작용 없이 증상에 호전을 보였다.
이후 2년간 후속 검사를 마친 김 교수 팀은 지난 5월 의학저널 논문을 통해 임상 치료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 교수는 "안정성과 효능성 입증을 위해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이 필요하며 FDA의 승인을 위해 필요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후속 연구를 통해 맞춤형 줄기세포 치료가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또 하나의 보편적인 치료 방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