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내부거래 비중 지난해 매출의 91.9%로 가장 많아…SK LG 한화는 ‘전무’
[서울이코노미뉴스 신현아 기자] 최근 2년여간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 대기업들의 내부거래 규모가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총수일가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사익추구 행위 근절을 위해 규제를 강화한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올해만 벌써 한화, 아모레퍼시픽, 미래에셋그룹 등의 총수일가가 특정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공정위의 제재를 받으면서 이같은 수치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외에도 하이트진로, 효성 등 상당수의 대기업들이 그간 관련 의혹으로 공정위 조사망에 수 차례 올랐다.
트히 SM, 세아, HDC, 한진처럼 2년 전에 비해 내부거래 비중이 오히려 늘어난 기업들도 16곳이나 된다.
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공정위 지정 64개 대기업 집단 중 총수가 있는 55개 그룹 계열사 2113곳의 일감 몰아주기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이들 기업의 내부 거래 총액은 총 174조1238억원으로 2년 전인 2017년 170조5742억원에 비해 2.1%(3조5496억원)가 증가했다.
반면 전체 2113사 가운데 공정위 내부거래 규제 대상에 포함된 208개 기업의 내부거래 금액은 8조8083억원으로 2017년(228개 기업) 12조9542억원 대비 32.0%(4조1459억원)가 줄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내부거래 비중도 2017년 13.6%에서 지난해에는 11.9%로 1.7%포인트 하락했다.
현재 공정거래법상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에서 총수 일가의 지분이 30%를 초과하는 상장사(비상장사는 20%)는 사익편취 규제 대상으로 분류하고,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을 넘거나 연 매출의 12% 이상이면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위의 규제 대상이 된다.
규제 대상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큰 기업은 동원으로 지난해 매출의 91.9%를 차지했다.
또 삼양(67.6%)과 하이트진로(39.4%), 애경(39.0%), 한진(38.8%), 한국테크놀로지그룹(38.3%)도 매출의 30% 이상을 계열사에 의존했다.
반면 SK와 LG, LS, 롯데, 한화, 한국투자금융, 네이버, 카카오, 태영, 넷마블, 한라, 동국제강, 금호석유화학, IMM인베스트먼트는 규제대상 계열의 내부거래 매출이 전무했다.
특히 한화, LG, SK 등 3곳은 규제대상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2017년에 각각 60.9%, 52.9%, 33.0%로 높았는데 이를 모두 해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넥슨(-35.5%p), 호반건설(-26.4%p), 현대백화점(-13.7%p), 중흥건설(-13.5%p), 아모레퍼시픽(-12.9%p), 한국테크놀로지그룹(-12.6%p) 등은 2년 전과 비교해 내부거래 비중을 10%포인트 이상 줄였다.
반대로 내부거래 비중이 커진 곳은 16곳으로 드러났다.
SM이 2년 전보다 25.8%포인트 증가했다. 세아(22.2%p), HDC(20.7%p), 한진(19.4%p), 하이트진로(15.6%p) 등도 두 자릿수 이상 확대됐다.
한진과 하이트진로 등의 경우 2년 전 규제대상 기업에 포함되지 않았던 혈족·인척 회사가 2018년에 신규 편입된 영향이다.
규제대상 기업 수는 효성이 15곳으로 가장 많았고 중흥건설·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각 13곳, GS 12곳, 애경 11곳, SM과 부영이 각 10곳 등 순이었다.
조사 대상중 오너 일가 지분의 조정과 친족 독립경영으로 인한 계열 분리 등을 통해 규제대상 기업 수를 줄인 곳은 16곳으로 조사됐다.
중흥건설과 호반건설이 친족분리로 규제대상 기업 수를 각각 22곳과 11곳 줄였다.
카카오(-4곳)와 넷마블·유진(각 -3곳) 등도 규제 대상 기업 수가 감소했다.
규제대상 기업이 한 곳도 없는 그룹은 LG와 금호석유화학·동국제강·한국투자금융·한라 등 5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