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무혐의' 내린 동부건설 하도급 ‘갑질’...대법원 ‘위법’ 판결
'검찰 무혐의' 내린 동부건설 하도급 ‘갑질’...대법원 ‘위법’ 판결
  • 신현아 기자
  • 승인 2020.06.0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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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하도급 대금 부당감액 혐의로 고발...검찰, "대금 아닌 기성금 감액" 불기소 처분
대법원, "기성률 조정 아닌 전체 대금 깎은 부당 행위"...동부건설 손 들어준 원심 파기
서울 서초구 위치한 대법원/ 연합뉴스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신현아 기자] 동부건설이 하도급 업체에 지급할 대금을 일방적으로 깎은 것에 대해 대법원은 하도급법상 부당 감액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 고발에도 ‘하도급 갑질’이 아니라며 불기소 처분한 검찰의 판단과 상반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지난달 14일 동부건설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동부건설은 2010년부터 13개 공사 현장에 대해 에어컨 냉매 배관, 멀티에어컨 및 세대 환기 공사 등의 하도급 계약을 맺었다. 일부 공사는 삼성전자를 통해 재위탁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후 ㄱ사가 2012년 11월 기성금(중간 정산금)과 추가 공사비 33억원의 하도급 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민원을 제기하자 동부건설은 삼성전자와 함께 25억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3사간 합의서를 작성했다. 

합의 당시 ㄱ사는 기성금 16억8900여만원을 요청했지만 동부건설은 14억5000여만원만 지급했다. 이는 당초 ㄱ사가 요청했던 것보다 2억3900여만원 부족한 금액이었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동부건설이 2억3900여만 원을 부당하게 깎았다고 보고 감액 금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등 법위반 정도가 중대해 동부건설에 시정명령과 함께 벌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동부건설이 하도급 대금을 감액한 것이 아니라 기성률(공사가 진행된 정도)에 따라 지급하기로 돼 있던 기성금을 감액한 것이라며 동부건설을 불기소 처분했다.

이후 동부건설은 공정위의 시정명령과 벌점 부과 등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는 3사 합의를 통해 ‘기성률’이 조정된 것으로 볼지, 전체 대금이 깎인 것으로 판단할지가 쟁점이 됐다. 전체 대금이 감액됐다면 하도급법이 금지하는 하도급 대금의 부당 감액 행위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을 심리한 서울고법 행정6부(재판장 박형남 부장판사)는 "동부건설과 ㄱ사가 계약금액 자체를 감액하는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구두로 합의한 바가 없으며, 따라서 합의로 인해 전체 하도급 대금이 감액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동부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각 공사 현장의 기성고가 발생할 때마다 공사 대금을 청구한 점 등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사건 합의는 ㄱ사가 감액된 금액을 더이상 청구하지 않기로 한 것일 뿐"이라면서 "조정된 기성율에 따라 지급한 것이 아닌 전체 대금을 깎은 부당 감액 행위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합의서상에 ‘기성유보’를 차감된 액수와 명확히 구분해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합의로 인해 차감된 기성금을 향후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의 ‘기성유보’로 볼 수도 없다”면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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