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빚 쌓이는데 ‘기본소득’ 도입 경쟁하는 정치
국가 빚 쌓이는데 ‘기본소득’ 도입 경쟁하는 정치
  • 류동길
  • 승인 2020.06.1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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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길 칼럼]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은 국민은 공돈이 생겼다며 좋아했다. 그 돈은 공돈이 아니다. 국민이 낸 세금이고 국민이 갚아야 할 빚이다.

그러나 국민은 그런 돈을 또 기대하고 여권에서는 2차, 3차 지원금을 주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그런가 하면 여야정치권은 ‘기본소득’ 도입 경쟁을 벌인다. 앞뒤 따지지 않고 일단 저질러놓고 보자는 일종의 이슈 선점(先占)경쟁, 퍼주기 경쟁이다.

모든 국민에게 기본생활을 하라고 조건 없이 월급처럼 주는 것이 기본소득이다. 아무리 좋은 명분을 내세워도 문제는 재원이다. 기본소득으로 5000만 국민에게 월 50만원을 준다면 연 300조원, 월 30만원씩 준다면 연 180조원이 소요된다. 그런 돈은 어디서 나오나.

기본소득을 논의하려면 기존의 복지제도부터 근본적인 손질을 하고 증세에 대한 국민적 합의부터 이끌어내야 한다. 정책의 효과도 철저히 검토해야한다. 나라 곳간 생각 않고 퍼주기부터 하려는 정치와 정책의 끝은 경제파탄이다. 포퓰리즘으로 가는 길이 확장되는 것이다.

스위스는 2016년 기존 복지제도를 대폭 줄여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방안을 국민투표에 부쳤지만 부결됐다. 핀란드는 3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7년 전체 사회복지 지출비용은 줄이고 근로의욕을 높이기 위해 기본소득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큰 비용에 비해 충분한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재정적자와 국가채무는 무한정 확대할 수 없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짠 올해의 예산은 작년보다 9.1% 늘어난 512조 3000억 원, 초(超)슈퍼 예산이었다. 올해 들어 1,2차 추경 24조원에 3차 추경 35조원 규모까지 더하면 60조원 규모의 예산이 추가로 편성된다.

그런데도 4차, 5차 추경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해 국가부채는 1743조6000억원, 이 중 정부가 직접 갚아야 할 국가채무는 728조8000억원이었다. 올해 3차 추경까지 반영하면 국가채무는 840조2000억원, 국가채무비율은 지난해의 38.1%에서 43.5%로 뛴다. 여기에 실질적인 국가채무인 금융·비금융 공기업의 부채는 빠져있다. 이를 포함하면 국가채무는 크게 늘어난다.

정부는 국가채무비율 증가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국가 빚은 빛의 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우리는 고령화와 초저출산국이어서 빚 갚을 국민은 줄어든다는 사실을 외면한 채 하는 말이다. 국가채무비율이 높아지면 국가신용도가 낮아지고 환율은 불안해진다.

환율 불안은 외국자본의 이탈을 부추긴다. 그런 경우 쌓아둔 외환보유액도 안심할 수 없다. 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정부가 재정건전성을 유지한다는 약속을 못 지키면 신용등급 하락 위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국가 빚은 한 번 늘어나면 줄지 않고 계속 늘어나게 돼있다. 정부와 여당은 빚을 내서라도 경제를 다시 살려야 한다면서 '좋은 부채론'을 내세운다. 재정지출 확대의 필요성은 있지만 생산적 지출보다 일회성·소모성 지출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 좋은 부채론은 허구다.

코로나 위기는 끝나지 않았고 취업자는 줄어 실업대란은 본격화되고 있다. 일자리 만들고 경제 살리려면 각종 규제를 풀어 기업 투자 부추기고 노동계의 협력을 끌어내야한다. 그러나 21대 국회의 거대여당은 기존의 규제도 모자라는지 투자활성화를 바라면서 기업규제를 강화하는 입법을 서두른다.

누가 돈을 싫어하고 복지확대를 마다하겠는가. 재난지원금이든 기본소득이든 많이 주면 좋아하지 않을 국민이 어디 있으랴. 하지만 복지를 확대하고 지속시킬 힘은 재원이고 그 바탕은 경제다.

코로나 위기보다 더 큰 위기가 오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그런 경우 버틸 수 있는 게 재정건전성이다. 그런데도 돈을 어디서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이야기는 없고 돈을 쓰겠다는 이야기만 난무한다. 돈 풀어 국민 살림 챙기고 경제 살릴 수 있다면 어느 나라가 경제난을 겪겠는가.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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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류동길 (yoodk99@hanmail.net )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공동대표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저 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 숭실대학교출판부, 2012.02.01
경제는 마라톤이다, 한국경제신문사, 2003.08.30
정치가 바로 서야 경제는 산다` 숭실대학교출판국, 201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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