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년 전통 美 식품브랜드, 인종차별 논란에 역사속으로
130년 전통 美 식품브랜드, 인종차별 논란에 역사속으로
  • 신현아 기자
  • 승인 2020.06.1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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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이커, '앤트 제미마' 브랜드와 흑인 여성 로고 퇴출
엔트 제미마/ 연합뉴스
'앤트 제미마(Aunt Jemima)'의 브랜드 로고 /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신현아 기자] 미국에서 조지 플루이드 사망 사건 발생 이후 인종 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흑인 여성의 얼굴을 로고로 써온 130년 역사의 팬케이크·시럽 브랜드가 퇴출당했다. 

CNN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식품기업 퀘이커 오츠 컴퍼니(퀘이커)가 자사 브랜드 중 하나인 ‘앤트 제미마’와 이 브랜드의 로고를 퇴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퀘이커는 펩시콜라를 생산하는 펩시코의 자회사다. 

앤트 제미마 브랜드가 ‘인종차별적인 요소’에 근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퀘이커는 이 브랜드의 로고에 담긴 이미지가 정형화된 인종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이 이미지를 퇴출하고 브랜드 명칭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앤트 제미마는 팬케이크 가루와 시럽, 아침식사 제품 등을 생산하는 퀘이커사의 브랜드다. 1889년 설립돼 올해로 131년째를 맞았다. 

앤트 제미마 브랜드는 노래 ‘늙은 제미마 아줌마(Old Aunt Jemima)'에 기원을 두고 있다. 

미국에서는 1800년대 후반 백인들이 흑인으로 분장해 흑인 노래를 보르는 공연인 ’민스트럴 쇼‘가 유행했는데 이 쇼에 등장한 전형적인 흑인 유모(mammy·매미) 캐릭터 ’제미마 아줌마‘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매미’는 당시 미국 남부의 백인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살림하는 흑인 여자를 낮잡아 부르는 표현이다. 

1890년도부터 시작한 브랜드 로고는 인심 좋게 생긴 중년의 흑인 여성이다. 이는 실존 인물인 낸시 그린을 모델로 삼은 것이었다. 그린은 노예로 태어나 작가이자 요리사, 활동가 등으로 일했고 앤트 제미마의 모델로 활동했다. 

홈페이지에도 이 같이 그린을 설명하고 있었다. 다만 그린이 노예로 태어났다는 설명은 빠져 있다.

앤트 제미마의 로고를 바꾸라는 목소리는 계속해서 있었다. 흑인인 코넬대 교수 리체 리처드슨은 2015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이 브랜드의 로고가 "자신의 자녀는 소홀히 한 채 백인 주인들의 자녀를 열심히 양육하는 헌신적이고 순종적인 하인인 매미"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퀘이커는 시대상의 변화를 반영해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로고의 그림을 변경해왔지만 이번에 아예 이를 없애기로 했다. 새 로고와 브랜드 명칭은 올가을께 나올 예정이다.

퀘이커는 “인종적 평등을 향해 진전을 이루기 위해 일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다양한 브랜드가 우리의 가치를 반영하고 소비자의 기대에 부합하는지 심각하게 들여다봐야 한다”면서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엉클벤/ 연합뉴스
'엉클 벤스(Uncle Ben's)'의 브랜드 로고/ 연합뉴스

다른 브랜드도 인종차별적 요소를 없애려는 등 다양한 변화에 나서고 있다. 

가공된 쌀 등 식품을 제조하는 브랜드 '엉클 벤스'(Uncle Ben's)를 소유한 마스도 이날 "지금이 바로 시각적 브랜드 정체성을 포함한 엉클 벤스의 브랜드를 진화시킬 때"라며 변화를 약속했다.

엉클 벤스는 1946년부터 나비넥타이를 맨 흑인 남성 노인의 이미지를 로고로 써왔다.

마스는 "변화가 정확히 어떤 것이고, 시점이 언제가 될지 우리도 아직 모르지만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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