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남북이) 실망과 증오의 감정을 주고받는 현재의 상황에서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 결코 증오로 증오를 이길 수 없다."
최근 남북관계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힌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9일 이임식을 하고 장관직에서 물러나며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이임사에서 최근 남북관계 위기에 대해 "남북관계에는 치유할 상처가 많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상처를 덧붙이면 치유는 그만큼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면서 "저의 물러남이 잠시 멈춤의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통일부 직원들에게는 미안함을 표했다.
김 장관은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은 고생하는 여러분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때였다"며 "주어진 권한에 비해 짊어져야 하는 짐은 너무나 무거웠다"면서 통일부의 제한적 권한으로 남북관계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김 장관은 중국 영화 '인생'의 대사 "살아있으면 좋은 날이 오겠지"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넘어지지 않고 고비를 견디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의 사임이 지금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쇄신하고 통일부의 위상과 역할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오전 10시 40분 김연철 통일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어제 김 장관과 만찬을 하면서 사의 표명에 대한 입장을 경청했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만찬에서 (문 대통령이나 김 장관이) 한 말에 관해서는 소개해 드릴 것이 없다”고 했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17일 “남북관계 악화의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