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WTO 사무총장 배출하나...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출사표
첫 WTO 사무총장 배출하나...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출사표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6.2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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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대외경제장관회의서 입후보 의결, 이날 공식 등록 예정...현재까지 후보 4명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 연합뉴스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태일 기자]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유 본부장이 도전에 성공한다면, ‘한국 최초’와 ‘여성 최초’라는 두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쥔다.

산업부는 WTO 차기 사무총장직에 유 본부장이 입후보하기로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의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산업부는 “유 본부장은 지난 25년간 통상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춘 인물이고, 차기 사무총장에 적합한 자질과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본부장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WTO는 다자적으로 추진해야 할 협상과 개혁 과제에 있어 주요국간, 그리고 선진국과 개도국간 의견 대립 탓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정체돼 있다”며 “지난 수십년간 쌓아온 통상 분야에서의 경험, 지식, 그리고 네트워크를 WTO의 개혁과 복원을 위해 활용하고자 한다”고 출사의 변을 밝혔다.

한국으로선 이번이 세 번째 WTO 사무총장 도전이다. 1994년 김철수 상공부 장관과 2012년 박태호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이 출마했으나 선출에서 고배를 마셨다.

WTO는 호베르투 아제베두 현 사무총장이 지난달 임기 1년을 남기고 돌연 중도 사퇴하면서 다음달 8일까지 차기 사무총장 후보 등록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총 4명이 출마를 선언했다. 헤수스 세아데 외교부 북미외교 차관(멕시코),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백신면역연합(GAM) 이사장(나이지리아), 하미드 맘두 변호사(이집트),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 전 주제네바 몰도바 대사(몰도바) 등이다.

우리 정부는 이날 주제네바대표부를 통해 WTO 사무국에 유 본부장을 다섯 번째 후보로 공식 등록한다.

후보자로 지명되면 3개월간 회원국을 대상으로 선거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후 2개월간 후보자를 1명으로 압축하는 절차를 거친다. WTO 일반 이사회 의장이 164개국 회원국들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지지도가 가장 낮은 후보를 탈락시키는 과정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최종 남게 된 단일후보자가 만장일치로 사무총장에 추대된다.

차기 총장에 선출되면 산적한 과제를 떠안게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거세진 보호무역주의 추세를 극복하고, 미·중 무역 갈등 속 맥 못추는 WTO의 위상을 다잡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진다.

유 본부장은 당선되면 다자무역체제 복원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사회는 갈수록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고, 상품과 서비스의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WTO의 기본원칙도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며 “(WTO의) 협상 기능을 복원해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적실성을 가질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말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지리·경제적으로 중간자적 위치에 있는 데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모범적 방역국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통상 전문가는 “WTO 164개 회원국들에 어떤 비전과 목표, 역할을 제시하는지가 관건”이라며 “WTO 사무총장 선출 과정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외교 공관의 역량과 정보를 집중해야 하는 치열한 외교전”이라고 설명했다.

유 본부장은 서울대 영문과 출신으로 행정고시 35회에 합격해 통상분야에서 활약해왔다. 한·미 FTA 협상 때는 서비스·경쟁분과장을 맡았고, 2018년 1월에는 통상교섭실장으로 임명돼 산업부 첫 1급 여성 공무원이 됐다. 지난해 3월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취임했다.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실 외신대변인을 지냈을 정도로 영어가 유창하며 미국 변호사 자격증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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