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20년 전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아니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한 내용을 담은 유언장이 일본에서 공개됐다.
롯데지주는 최근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일본 도쿄 사무실에서 이러한 내용의 신 명예회장 자필 유언장이 발견됐다고 24일 밝혔다.
유언장에는 사후에 한국과 일본, 그 외 지역의 롯데그룹 후계자를 신동빈 회장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롯데지주는 전했다.
유언장은 신 명예회장이 2000년 3월 자필로 작성하고 서명해 도쿄 사무실 금고에 보관하고 있던 것이다.
유언장은 일본 법원에서 상속인들의 대리인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개봉됐다.
롯데지주는 "롯데그룹의 후계자는 신동빈 회장으로 한다는 내용과 롯데그룹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후 이런 내용을 한일 양국의 롯데그룹 임원에게 전달했다.
신 회장은 "창업주님의 뜻에 따라 그룹의 발전과 롯데그룹 전 직원의 내일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을 7월 1일자로 롯데홀딩스 사장과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미 지난 4월 롯데홀딩스 회장에 취임했지만 7월부터는 롯데홀딩스의 회장과 사장, 단일 대표이사 자리를 모두 갖게 됐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제기했던 신동빈 이사 해임 안건은 부결됐다.
이로써 신동빈 회장은 2015년 7월 이후 6차례에 걸친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대결에서 신동주 회장에게 모두 승리했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 4월 말 신동빈 회장이 국정농단과 경영비리 재판에서 징이사 해임의 건과 정관 변경의 건 등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신동빈 회장이 국정농단과 경영비리 재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아 기업 가치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주총 후 신동주 회장 측은 그러나 “안건이 부결됐지만 앞으로 소송 진행도 고려 중이며, 롯데그룹의 경영 안정화를 위한 다각적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