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의 ‘내멋대로’ CEO 인사 개선될까?...농협금융, CEO 임기 기준 개정
이성희의 ‘내멋대로’ CEO 인사 개선될까?...농협금융, CEO 임기 기준 개정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0.06.2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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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임기를 1년 대신 2년으로 고정...연임 횟수 제한은 없되, 연임 회당 기간은 최장 2년으로 제한
"농협은행장 등 자회사 CEO는 '파리목숨'" 자조...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2022년 4월까지 근무 가능
농협중앙회 회장은 권한이 워낙 막강해 다른 금융지주보다도 CEO인사에서 '제왕적'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1월 당선 직후 엄지손가락을 치겨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NH농협금융지주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1년 단위 초단기 임기 관행을 개선한다. 최초 임기를 1년 대신 2년으로 고정한 것. 연임 횟수 제한은 없되, 연임 회당 기간은 최장 2년으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2022년 4월까지 회장직을 맡을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생겼다. 농협금융의 최고경영자(CEO) 임기 기준이 개정되면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전날 'NH농협금융 지배구조내부규범 개정'을 공시했다. 개정된 내부규범 38조에는 'CEO를 최초 선임하는 경우 임기를 2년으로 하되, 연임 시에는 2년 이내로 한다'는 문구가 생겼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도 지주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CEO들의 임기 기준을 '기본2년+연임2년'으로 할 수 있게 됐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금감원의 경영유의를 반영해서 이번에 지배구조내부규범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올해 3월 이대훈 행장 후임으로 농협은행장에 오른 손병환 행장은 최초 임기 2년을 부여받았다.

더욱이 손 행장은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이대훈 전 행장을 제치고 발탁된 인사다. 이대훈 전 행장은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이 결정됐으나 지난 3월 2일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가 올해 임기를 시작한 지 석 달 만이었다.

손 은행장이 선임된 배경엔 올해 1월 임기를 시작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독립성’ 논란이 나왔던 바 있다.

그동안 농협은행은 조직 불안정이 문제점으로 꼽혀왔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취임 이후 갑작스럽게 중앙회 임원들과 계열사 대표들이 대거 교체되자 농협 내에 전체적으로 이 회장의 무리한 ‘친정 체제’ 구축이라는 비판 여론이 형성돼 왔다.

특히 농협은행의 경우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이 새 임기를 시작한 지 2개월 만에 자리를 떠나게 돼 그 파장이 다른 곳보다 컸다. 이 전 행장은 지난해 1조51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이를 바탕으로 농협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했다.

농협금융지주 전경

농협은행 지배구조 불안정 노출...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취임 직후 3연임 이대훈 행장 임기 개시 두달 만에 전격 경질

그런데 이 전 행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다시 농협중앙회에 따른 지배구조의 불안정성이 노출되고 말았다. 3연임 확정 당시 업계 일각에서는 농협에도 성과 중심의 평가문화가 정착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았으나 대주주인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취임하자마자 전격 경질돼 다시 한번 금융독립성 논란이 일었다.

김광수 지주 회장은 현재로선 새 규정을 적용받을 수 없게 됐다. 소급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2018년 취임한 김 회장은 2년 임기를 채운 후 지난 4월 1년 연임에 성공했다. 다만 내년 4월 다시 연임할 경우 최대 2년까지 연임 가능하다.

NH농협금융지주 자회사 최고경영자의 거취가 현재 농협중앙회장의 의사에 달려있다. 농협중앙회장이 새로 당선되면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일괄적으로 사표를 내는 것이 관례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1월 취임한 뒤 이대훈 전 NH농협은행장을 비롯해 계열사 대표들과 중앙회 임원들이 3월 대규모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도 2016년 취임한 뒤 농협중앙회 및 금융지주 계열사 임원들로부터 사표를 받았다.

농협중앙회장의 파워가 워낙 막강하다보디 다른 금융지주와는 달리 "농협은행 등 농협금융 자회사 CEO는 '파리목숨'"이라는 자조적인 표현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지배구조내부규범 개정은 금감원의 경영유의 조치를 반영해 수정된 것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농협금융이 2017년부터 NH농협은행과 NH농협생보, NH농협손보 등 5개 자회사의 대표 추천 시 임기를 1년으로 단축해 통보해 온 것을 개선하라고 조치했다.

금감원 특수은행검사국은 "중장기적 경영 및 책임경영체제 확립을 위해 완전자회사 대표의 임기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농협금융은 내부규범 35조를 개정해 CEO의 전문성을 높였다. '금융 관련 분야(또는 이에 준하는 업무)에서 5년 이상 종사한 자', '공정성, 도덕성 및 신뢰성을 바탕으로 직무에 전념할 수 있는 자'라는 문구를 신설해 CEO 자격요건을 강화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이번 내부규범 개정으로 CEO의 전문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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