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檢수사심 앞두고 사고친 삼성물산..."‘뒷거래’로 혈세 100억 '사기'"
이재용 檢수사심 앞두고 사고친 삼성물산..."‘뒷거래’로 혈세 100억 '사기'"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0.06.2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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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보도 "삼성물산, 국가에 100억 원 사기치고 부실공사까지"...1년 만에 추가로 혐의 드러나
이재용 부회장 기소 여부 다를 검찰 수사심의위 하루 앞두고 삼성그룹 안팎에는 긴장감 흘러
 KBS 보도 화면 갈무리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대한민국 최서남단이 있다. 가장 남서쪽으로 멀리 떨어진 섬이다. 이름은 전남 신안군 가거도.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한 방파제 공사를 맡은 시공사가 삼성물산이다. 그런데 이 삼성물산이 방파제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힘이 상대적으로 약한 하도급 업체를 압박해서 견적서를 부풀렸다. 견적서를 부풀린 이유는 거액의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공사이어서다. 사실상 그 예산을 빼돌리기 위해서 그렇게 견적서를 부풀렸다(KBS 탐사보도팀).”

국내 건설업계 랭킹 1위이자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이기도 한 삼성물산이 국가를 상대로 100억 원의 사기를 저질렀다는 혐의가 드러나면서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KBS 보도에 따르면 전남 신안군 가거도에서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한 방파제 공사가 진행 중인데 100억원대의 사기 혐의가 해양경찰청 수사에 의해 드러났다.

앞서 지난해 KBS는 삼성물산이 △힘이 약한 하도급업체를 압박해서 공사비 견적서를 허위로 부풀리도록 했고 △부풀린 자료를 이용해 이미 배정받은 국가 예산을 몽땅 다 쓴 것처럼 보이게 했으며 △그 결과 국민 세금 백억 원 이상을 부당하게 챙겼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KBS는 △견적서 부풀리기에 참여한 하도급업체 관계자의 실명 폭로와 △삼성물산과 설계업체 사이 오간 각종 서류와 이메일 등을 토대로 '예산 탈취' 의혹을 심층 보도했다.

KBS 보도 화면 갈무리

KBS, 작년 삼성물산이 하도급업체 압박해 허위 견적서 꾸며서 100억 세금 부당하게 챙겼다는 의혹 제기

KBS는 지난해 ‘시사기획 창’ 프로그램을 통해 삼성물산이 힘이 약한 하도급업체를 압박해서 공사비 견적서를 허위로 부풀리게 했고, 부풀린 자료를 이용해 이미 배정받은 국가 예산을 몽땅 다 쓴 것처럼 보이게 했으며, 그 결과 100억원 세금을 부당하게 챙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 직후 해양경찰청이 수사에 착수했다. 1년 동안이나 수사가 진행된 것은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최서남단 가거도 현장을 여러 번 방문해야 했던 현실적 어려움, 그리고 삼성물산 측의 비협조 등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 결과 KBS 보도대로 견적서 부풀리기와 이를 통한 국가를 상대로 한 사기 혐의가 확인됐다. 삼성물산이 부당하게 챙긴 이득은 100억 원 이상으로 포착됐다. 모두 국민 혈세다.

해경은 공사를 지휘했던 당시 삼성물산 상무를 포함한 삼성 측 2명과 설계업체 직원 3명 등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다. 이번 사안은 이달 중으로 서울남부지검으로 송치될 예정이다.

이번 수사에서 새롭게 드러난 혐의가 있다. 부실시공이다.

가거도는 태풍이 한반도에 들이닥칠 때마다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지리적 위치에 있다. 지난해에도 태풍 '링링'으로 삼성물산이 공사 중이던 방파제 일부분이 파손된 바 있다.

가거도는 주민 수가 5백 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섬이지만, 워낙 태풍에 직격탄을 자주 맞는 곳이다 보니 국가가 주민 안전을 위해 거액의 예산을 들여 오래가고 튼튼한 이른바 '슈퍼방파제'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다.

KBS 취재진이 가거도 현장을 찾아 주민들을 만났을 때 그들이 했던 공통된 이야기는 '이번에는 별 탈 없이 여름을 넘길 수 있을지' 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생활한다는 것이었다.

해경, "수사결과 비용 절감 목적으로 삼성물산의 불법적 부실시공 이뤄진 듯"...건설업계 1위 기업의 '민낯'

KBS는 이번 해경 수사 결과 삼성물산은 시공 과정에서도 비용 절감을 위해 부실 공사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연약지반 공사'가 문제였다. 방파제를 세우기 위해선 그것을 받치는 땅이 단단해야 한다. 약한 땅을 단단하게 만드는 게 바로 연약지반 공사다.

삼성물산은 2016년 연약지반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시멘트가 잘 주입됐는지, 그래서 땅이 단단해졌는지 제대로 점검하지도 않은 채 공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해경 수사 결과 확인됐다. 일례로 시험 시공을 하고 나서 한 달 뒤 확인 작업을 거쳐야만 본 공사에 들어갈 수 있는데 그것을 다 생략했다는 것이다.

대규모 공사일수록 '시간이 돈'이다. 인건비와 장비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비용 절감 목적으로 이 같은 불법적 부실시공이 이뤄진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건설기술진흥법 위반 혐의로 삼성물산 직원 2명이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이것이 건설업계 1위 기업의 실태이며, 오래도록 튼튼하다는 '슈퍼방파제'의 속살이다. 가거도 주민들은 올해도 불안한 마음을 떨치지 못할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별도의 입장문을 내놓진 않겠다면서 앞으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상세히 소명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전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같은 부조리는 삼성물산 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면서 해양수산부 공무원과 감리사가 연계됐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전문가는 “정부에서도 감사원 등을 통해 가거도항 공사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를 할 필요가 있고, 수사기관 역시 공정한 수사를 통해 해피아 근절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타당성을 따지는 26일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삼성그룹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등 악재가 겹치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기소되면 경영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2017년 2월 구속됐다가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2년 4개월 만인 지난 9일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구속은 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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