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세계에서 가장 큰 명성을 가진 서커스인 ‘태양의 서커스’가 코로나19 사태에 백기 투항했다. 1984년에 설립돼 전 세계 300개 이상의 도시에서 공연하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태양의 서커스의 몰락이 팬들에게 충격을 안기고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 소재 회사인 태양의 서커스 엔터테인먼트그룹(CDSEG)은 29일(현지시각) 현지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에서 공연이 중단된 태양의 서커스는 곡예사, 기술자 등 4500여명을 상대로 이미 무급휴직 체제에 돌입했다. 전체 인력의 95%에 해당하는 규모다.
사측은 또다시 이 가운데 3480명을 일시 해고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CDSEG의 경영 및 채무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CDSEG 채무는 16억 달러(약 1조9000억원)에 이른다.
다니엘 라마르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로 모든 공연을 중단한 이후 수익이 전혀 없어 경영진은 회사의 미래를 위해 단호한 조치를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국면에서 강조된 국경 폐쇄, 집회 금지, 사회적 거리 두기 규정이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서커스에 치명적 타격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태양의 서커스 파산보호 신청 건에 대한 첫 심리는 30일 퀘벡주 고등법원에서 열린다. CDSEG 측은 신청이 인용되면 미국 법원에도 파산보호 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CDSEG는 사모펀드 TPG 캐피털, 중국 포선그룹, 퀘벡주 연기금 등 현 주주그룹과 채무 인수 및 3억 달러(약 3602억원) 규모 유동성 수혈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계약에 따라 유담보 채권자들은 회사 채무를 부담해주는 대가로 지분 45%를 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DSEG는 경영 상태가 개선되는 대로 해고된 직원들을 재취업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