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그룹 차원서 주도적 육성...고 최종현 회장 유지 받들어 崔 현 회장, 혁신 신약 개발 매진
"최근 주가 급등세 과하다" 지적..."수급요인에 의해 급등한 만큼 주가 단기간에 빠질 수 있다" 우려도

[서울이코노미뉴스 박미연 기자] 코스피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이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임직원들의 우리사주 평가차익이 급증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최초로 공모가 대비 시초가 2배 기록 이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덕이다.
SK바이오팜이 3거래일 연속 상한가로 거래를 마칠 경우 1인당 우리사주 평가차익은 20억원에 육박한다. 이는 서울시 강남구 소재의 40평대 아파트의 매매가와 맞먹는 금액이다.
SK바이오팜은 그룹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육성해왔다. 1990년대 고(故) 최종현 회장은 SK의 강점인 정밀화학 사업을 발전시켜 차세대 먹거리로 제약·바이오 사업을 키웠다. 1993년 대전 대덕연구원에 제약팀을 꾸린 뒤 제약이라는 뜻의 ‘Pharmaceutical’’의 앞글자를 딴 ‘P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후 최태원 회장이 선친으로부터 P프로젝트를 물려받아 지금까지 이끌어오며 혁신 신약 개발에 열을 올렸다. 2007년 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후에도 지주사 직속에 신약 R&D조직을 두고 투자를 아끼지 않을 정도였다. 마침내 2011년 물적분할을 거쳐 SK바이오팜이라는 별도 법인으로 탄생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격제한폭이 ±30%로 확대된 2015년 6월 15일 이후 코스피에서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 가격 시초가 후 상한가)에 이르고 다음 날에도 상한가를 기록한 것은 SK바이오팜이 처음이다.
SK바이오팜은 상장일이었던 지난 2일 ‘따상’으로 12만7000원까지 치솟았다. 단 하루 만에 공모가(4만9000원) 대비 159.1% 올랐다. 둘째 날인 지난 3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16만5000원이 되며 상승률은 236.7%로 늘었다.
코스피에서 ‘따상’ 기록은 종전까지 한 차례 있었다. 가격제한폭이 확대된 지 8일 뒤 상장된 에스케이디앤디는 첫날 공모가(2만6000원)의 2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이후 30%(1만5600원) 오른 6만7600원에 마감했다. 하지만 상장 다음 날 전일 대비 3.8% 하락하며 6만5000원에 마감했다.

SK바이오팜, 3일 연속 상한가 땐 6일 임직원 1인당 평균 우리사주 평가차익 19억5621만원으로 치솟게 돼
코스닥에서는 SK바이오팜처럼 ‘따상+상한가’ 기록이 모두 4차례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22일 상장한 엘이티가 ‘따상’에 이어 상한가를 기록, 7800원이던 공모가는 2만6300원까지 치솟았다.
이전에는 2018년 6월 1일 거래를 시작한 현대사료, 2016년 6월 23일 상장한 녹십자랩셀, 2015년 7월 22일 펩트론 등이 ‘따상+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중 현대사료와 펩트론은 3일 연속 상한가를 유지했다.
자본시장법은 기업공개(IPO)나 유상증자 시 기업은 발행주식의 20%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바이오팜도 이번 신주 발행(1957만8310주)에서 우리사주조합에 일반 청약분과 같은 20%를 배정해야 했으나 최종적으로 244만6931주만 배정받았다.
SK바이오팜은 임원 6명, 직원 201명으로 총 임직원 207명의 기업이다. 직원별로 배정 수량은 다르겠으나 배정물량을 임직원 수로 단순계산했을 때 1인당 평균 우리사주 배정물량은 1만1820주로 집계된다.
이에 따라 이번 IPO로 상장 첫날 시초가만으로 우리사주의 총 시세차익은 1199억원으로 상장하자마자 1인당 평균 5억7900만원의 차익이 발생했다. 곧이어 상한가를 기록하며 이는 1인당 평균 우리사주 평가차익은 9억2196만원으로 뛰었다.
이날 SK바이오팜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SK바이오팜 임직원의 1인당 평균 차익은 13억7120만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하루새에 차익이 4억5000만원 늘어난 것이다.
만약 SK바이오팜이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게 될 경우 다음 영업일인 오는 6일에 임직원 1인당 평균 우리사주 평가차익은 19억5621만원으로 치솟게 된다.

최태원 SK그룹 장녀 최윤정(31)씨, SK바이오팜에 입사 후 현재 휴직중...우리사주는 한주도 배정 안 받아
단순 산술이지만 보유한 우리사주의 차익으로만 1인당 2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얻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3연속 상한가를 한다면 우리사주의 차익으로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40평대의 고급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수익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통상 우리사주 배정은 직급이 높고 근속연수가 길수록 많이 배정받는다. 이 때문에 SK바이오팜 임원의 우리사주 평가차익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SK바이오팜에 입사 후 현재 휴직한 최태원 SK그룹 장녀 최윤정(31)씨는 특수관계인이라는 점에서 우리사주를 한주도 배정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씨는 지난 2017년 입사한 뒤 신약 개발 분야의 성장전략을 수립하는 전략기획실에서 책임매니저로 근무하다 미국 유학을 위해 휴직서를 제출했다. 최씨는 지난 2일 SK바이오팜 상장식 전면에 나서진 않았지만 기념 촬영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08년 미국 시카고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윤정씨는 2017년 SK바이오팜에 입사했다. 시카고대뇌과학연구원, 미국 하버드대 물리화학연구소 등에서 근무한 이력도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정보학) 석사과정(2년)을 밟기 위해 휴직 중이다.
물론 SK바이오팜 우리사주로 당장 차익을 실현하는 것은 어렵다. 우리사주는 보호예수기간이 걸려 있어 이 기간이 끝나기 전까지 매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의 임직원들이 실제 이 같은 이익을 보기 위해서는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1년 뒤까지 주가가 유지돼야 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미 최태원 회장의 장녀가 SK바이오팜에 들어갈 때부터 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1호 먹거리로 키우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SK바이오팜이 이번 청약에서 ‘대박’을 터트리면서 직원들 사이에선 "SK바이오팜을 다시 보게 됐다"는 반응도 나온다.
다만 최근 주가 급등세는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SK바이오팜의 지난 5일 현재 주가는 16만5000원으로, 이미 증권가 목표주가(10~11만원)를 한참 넘어섰다. 기업 펀더멘탈(기초체력)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수급요인에 의해 급등한 만큼 주가도 단기간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