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佛 잇따른 장비 도입 거부...벼랑 끝 몰린 화웨이 ‘적신호’
英·佛 잇따른 장비 도입 거부...벼랑 끝 몰린 화웨이 ‘적신호’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7.0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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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재 대안으로 선택한 유럽 공략 무산위기...당국들 “안보 우려 높아”
화웨이 / 연합뉴스
화웨이 /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태일 기자] 영국과 프랑스가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에서 연이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거부 선언을 하고 나섰다. 미국 제재의 대안으로서 유럽 시장을 공략하려던 웨이의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

블룸버스통신은 5일(현지시각) 영국 정부가 이르면 올해부터 국내 5G 네트워크 사업에서 화웨이를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국가정보기관 ‘보안국(GCHQ)’이 화웨이의 기술적 위험성과 안전성을 ‘매우 매우 심각(very, very serious)’으로 재평가한 것이 주된 이유다. 보안 우려가 크며, 신뢰할 수 없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미국의 강력 제재, 최근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까지 이루어지자 영국이 화웨이 배제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파이낸셜타임즈(FT)는 보안국이 이번 주 안으로 화웨이를 배제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총리실 브리핑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영국의 이번 입장은 예고된 것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달 30일 벤 윌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의회 군사위원회에서 “미국의 제재는 화웨이의 5G 사업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올리버 다우든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장관도 “화웨이는 오랜 기간 영국의 5G 네트워크 사업에는 함께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발언은 지난해 5월부터 이어져온 미국의 제재를 의식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수차례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면 ‘파이브 아이즈’ 정보 접근을 제한하겠다”고 압박을 가해왔다.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는 미국·영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 등 영미권 5개국의 군사 정보 공동체를 일컫는다.

브렉시트 이후 자유무역협정(FTA)을 따내야 하는 영국 입장에서는 1위 교역 상대국인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미국보다는 화웨이 카드를 버려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따라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 지역에 4억 파운드(약 5900억원)를 투자해 연구개발(R&D)센터를 짓겠다는 화웨이의 계획도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국 정부는 이미 화웨이 장비를 쓰고 있는 업체들에까지 전면 교체를 주문하지는 않았다. 현재까지는 신규 제품에만 제재가 한정된다. 화웨이의 대안으로는 앞서 영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지목한 한국 삼성전자, 일본 NEC 등이 유력하다.

이에 대해 화웨이 측은 “영국이 현재의 5G 사업 선도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며 미국 제재에 대응할 방법을 찾고 있다”며 영국 정부와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FT는 전했다.

화웨이 / 연합뉴스
화웨이 / 연합뉴스

프랑스 “가급적 화웨이 사용 말 것, 전면 거부는 아냐”

같은 날 프랑스도 화웨이 제재국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프랑스 당국이 국내 통신사들에 가급적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기욤 푸파르 프랑스 사이버방첩국(ANSSI) 국장이 경제일간지 ‘레제코’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화웨이 설비 사용을 전면 금지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되도록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3월 내놨던 입장에서 한층 더 강화된 것이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화웨이 장비를 개인 데이터 등 민감 정보 처리 등에 대해서만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 장비 도입 자체를 막겠다는 뜻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신규 도입 장비’를 도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매트 핸콕 보건부 장관 역시 “강력한 이동통신망도 필요하지만 철저한 보안도 필요하다”며 국가안보회의(NSC)가 올해 초 화웨이에 부과한 조건들을 평가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역시 영국처럼 통신 안보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푸파르 국장은 이번 조치가 프랑스의 산업적 독립을 지키기 위한 것일 뿐 중국에 대한 적대 행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프랑스 정부의 지침이 현실화된다면 프랑스 4개 통신사 중 두 곳인 '부이그 텔레콤'과 'SFR'가 영향을 받는다. 두 업체는 4G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 의존도가 높다.

푸파르 국장은 인터뷰에서 “이미 화웨이를 사용하고 있는 사업자에는 3~8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허가서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 국영 통신사 오렌지는 일찍이 업계 2위 노키아와 3위 에릭슨을 5G 장비업체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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