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란...집을 재테크 수단으로 삼아 생긴 일
부동산 대란...집을 재테크 수단으로 삼아 생긴 일
  • 오풍연
  • 승인 2020.07.0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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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두 채 이상 집 가진 고위공직자들에게 한 채만 남기 팔라고 한 것은 잘한 일

[오풍연 칼럼] 집에 대해 얘기를 해본다. 나는 1987년 11월 결혼했다. 신혼집은 서울 서부이촌동. 당시 전세는 1000만원 내외(정확히 기억 안남).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는 서민아파트다. 그곳서 내집을 장만할 때까지 5년여 살았다. 1993년 2월 영등포구 당산동에 34평형 아파트를 샀다. 1억2000만원 가량 주고 산 것 같다. 원주에 계시던 장인장모를 모셔 오면서 두 집을 합쳤다. 그 집에서 여태껏 살고 있다. 결혼한 뒤 딱 한 번 이사를 한 셈이다.

현재 아파트 시세는 8억 정도 나간다고 한다. 살 때와 비교하면 많이 올랐다. 하지만 바보 같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월급쟁이는 아파트 평수를 늘려가면서 재테크를 해야 하는데 못 했다는 것. 이사 갈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집 개념은 이렇다. 비바람만 피할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굳이 수억~수십억 짜리가 아니어도 좋다. 내 집이면 되지 않겠는가. 어쨌든 서울 집값은 문제 있다. 특히 강남지역은.

내가 처음 아파트를 마련할 때만 해도 강남과 강북의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92년 말 아파트를 게약할 때 3000~4000만원만 더 주면 같은 평형 대의 강남 아파트를 살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최소 2~3배 정도 차이가 난다. 그러니 모두 강남 강남 하는 것이다. 이쯤되면 누구인들 강남을 선호하지 않겠는가. 실제로 정부 장차관급 가운데 강남 이외에 사는 사람은 드물 정도다.

그래서 강남 불패라는 말도 나온다. 집이 재테크 수단으로 작용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집만 사면 돈을 벌 수 있으니 빚을 내더라도 집을 사려고 한다. 이자를 부담하는 것보다 훨씬 큰 소득을 보장하니 매력을 갖지 않겠는가. 이른바 갭 투자도 그렇다. 그것만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똑똑한 갭 투자로 수천만~수억을 기대할 수 있는 까닭이다.

이번 부동산 대책과 관련, 논란의 중심에 섰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8일 “서울 반포 집을 팔겠다”고 했다. 사실 노 실장의 집은 강남에 있다 뿐이지 값어치가 수십억 나가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강남에 있다는 것만으로 ‘똑똑한 한 채’라는 비판을 받게 됐다. 억울해도 어찌할 도리가 없어 두 손을 들고 말았다. 노 실장은 졸지에 집 없는 사람 신세가 될 처지다. 청주 집은 이미 팔렸고, 서울 집도 내놓았으니 말이다.

늦었지만 정부여당이 두 채 이상 집을 가진 고위공직자들에게 한 채만 남겨 놓고 모두 팔라고 한 것은 잘한 일이다. 모범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강제력을 동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여긴다. 도덕 불감증 치유 차원에서.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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