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태일 기자] 라임자산운용(라임)의 투자를 받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김정수(54) 리드 회장이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성보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김 회장에 대해 “도망한 적이 있으며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며 검찰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 사장 출신인 김 회장은 지난해 10월 리드 횡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던 중 돌연 잠적해 9개월가량 도피 생활을 이어오다 지난 6일 검찰에 자수하면서 체포됐다.
리드의 실소유주인 김 회장은 2018년 리드 자금 440억원 빼돌린 혐의(특가법상 횡령)를 받는다. 김 회장은 라임 사태에 등장하는 4명의 핵심 ‘회장님’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다른 혐의도 있다. 2017년 라임이 300억원을 들여 리드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인수해주는 대가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에게 14억원 상당의 명품시계·가방, 고급 외제차 등 금품을 제공하고, 50억원 투자를 대가로 심모 전 신한금융투자 팀장에게 7400만원어치 금품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박모 부회장 등 리드 전·현직 임직원들은 리드 회삿돈 약 83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4월 1심에서 3~8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한편 검찰은 라임 사태에 연루된 다른 ‘회장’들의 행방도 쫓고 있다. 라임 투자금 약 3100억원을 필리핀 리조트 인수, 서울 서초구 오피스텔 개발 등에 유용한 부동산 시행사 메트로폴리탄의 김모(47) 회장에 대해선 현재 인터폴 적색수배가 발령돼 있다. 메트로폴리탄에 투입된 라임 투자금 중 약 2600억원은 사업 중단 등으로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한 상태다.
또 코스닥 상장사 에스모의 실소유주 이모(53) 회장은 에스모를 무자본 인수합병(M&A)으로 인수한 뒤 전환사채를 발행해 투자받은 라임 펀드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무자본 M&A는 말 그대로 자본금 없이 인수 대상 기업의 경영권과 주식을 담보로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하는 전형적인 불공정거래 행위다.
이뿐만 아니다. 이 회장은 시세조종 세력과 공모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띄운 뒤 높은 가격에 팔아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라임의 펀드 자금을 지원받은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해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현재 구속 기소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