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한국 50대 부자들의 순위를 바꿔놓았다.
무엇보다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과 넥슨의 김정주 대표,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 등 ‘인터넷업계 거물’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상당수 갑부들의 자산이 줄어든 데 반해 이들의 자산은 인터넷 업계의 활황에 따라 크게 늘어났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8일(현지 시각) 한국의 50대 부자 순위를 집계한 결과, 총 29명의 순위가 지난해에 비해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17명의 총자산은 늘어났다.
‘인터넷업계 거물’ 가운데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순자산이 93%나 늘어난 52억 달러로 지난해(10위·27억 달러)보다 5계단 높은 5위에 올랐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접촉이 활성화되면서 카카오톡과 전자상거래 플랫폼, 온라인 게임 등 이용자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1분기 수익은 1년 전보다 23% 늘었다.
같은 이유로 김정주 대표(96억달러, 3위)와 김택진 대표(25억달러, 10위), 이해진 의장(17억달러, 14위) 등도 모두 자산이 급증했다.
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부호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다. 셀트리온이 이달부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실험을 시작할 것이라는 소식에 서 회장의 총자산은 지난해보다 40억 달러 늘어난 114억 달러를 기록하며 2년 연속 한국 부호 2위 자리를 지켰다.
50대 부호 중 1위는 여전히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으로 자산은 173억달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7억달러로 4위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의장(40억달러), 최태원 SK그룹 회장(33억달러)은 6, 7위를 차지했다.
제약업계 거물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순자산은 44%나 줄어 백분율과 달러 기준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총자산 14억달러로 순위는 18위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순자산은 32억달러로 26% 하락, 순위는 8위로 3계단이나 떨어졌다. 올 들어 10년 만에 가장 낮은 판매량을 기록한 후 현대차의 주가는 급락했기 때문이다.
2명은 새로 50대 부자에 이름을 올렸다.
전자부품과 배터리 제조사인 일진머티리얼즈의 허재명 대표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일며 33위(9억9000만달러)로 순위가 치솟았다. 의류업체 F&F의 김창수 대표는 회사 매출 급증으로 49위(6억8000만달러)에 올랐다.
50대 부호들의 총자산은 1108억달러로 지난해(1100억달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평균 자산은 코로나 사태 때문에 1년 전 8억5500만달러 수준보다 크게 낮은 6억1000만달러로 줄었다.
포브스는 이번 50대 부호 자산 집계는 증권거래소와 애널리스트, 개인 데이터베이스, 정부기관 및 기타 출처 정보를 사용해 작성됐다고 밝혔다. 순자산은 6월19일 종가 기준 주식 가격과 환율을 기준으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