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의 죽음...허망한 죽음 대신 의롭게 죽자
박원순 시장의 죽음...허망한 죽음 대신 의롭게 죽자
  • 오풍연
  • 승인 2020.07.1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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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모두 없다고 하면 거짓말 일 것이다. 인간은 항상 죽음의 두려움 속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낱 인간의 한계이기도 하다. 또 죽음을 피해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누구든지 죽음을 맞이한다. 어떻게 죽느냐도 인간의 관심사다. 어제 저녁부터 박원순 서울시장의 죽음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을 게다. 나도 그를 잘 알기에 만감이 교차한다.

박 시장의 죽음을 보면서 또 한 사람이 떠올랐다. 바로 고 조영래 변호사다. 박 시장과 조 변호사는 80년대부터 인권 변호사로서 이름을 날렸다. 나는 1986년 12월부터 기자생활을 했다. 전두환 정권 시절이라 언론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고 박종철군 사건이 터진 이후 여기 저기서 민주화 바람이 불었다. 1987년에는 6·10 항쟁에 이어 6·29 선언이 있었다. 한국의 민주화를 앞당긴 결정적 계기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사건이 터지면 사회 주요 인사의 코멘트를 따곤 했다. 박 시장과 조 변호사는 단골손님이다시피 했다. 많은 변호사들이 침묵할 때도 둘은 언론과 접촉을 했다. 나도 두 사람과 여러 차례 통화도 하고, 코멘트를 딴 적이 있다. 박 변호사(당시)의 사무실을 방문하기도 했다. 서울 서초동 검찰청 앞에 있었다. 그에게서 많은 얘기를 들었다. 지금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육성이 들리는 듯 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박원순은 훗날 평가를 받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그가 일생동안 한 일은 많다. 누구보다도 남을 위해 일을 많이 했다. 큰 발자취도 남겼다. 그러나 그의 이름 앞에 미투는 평생 따라다닐 것이다. 죽음으로 생을 마감했다. 의로운 죽음은 아니다. 인터넷 상에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이 많이 올라오지만 피해자 편에서 박 시장의 위선을 지적하는 글도 적지 않다.

반면 조영래는 끝까지 약자 편에 서 있다가 갔다. 그를 추모하기 위해 쓴 ‘조영래 평전’도 있다. 떠난지 오래 됐지만, 조영래는 인권 변호사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박원순도 충분히 그만큼 역할과 일을 했지만 미투 사건으로 빛이 바랠 수 밖에 없게 됐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서울시장(葬)을 놓고도 말들이 많다. 그것 또한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나도 서울시장에는 반대한다. 가족장으로 치르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나 역시 언젠가는 죽을 게다. 의(義)롭게 죽고 싶다. 내가 정직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불의와는 타협하지 않는다. 사람이 유혹에 넘어가기는 쉽다. 의로운 일을 하다가 죽는다면 서러워 할 이유가 없다. 값진 죽음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나쁜 변호사로부터 두 차례나 고소를 당했다. 이 변호사는 어떤 부류의 사람일까.

두 차례나 고소를 당했지만 떳떳하다. 나쁜 사람을 혼내주기 위해 앞장 섰다. 내 행위가 법에 어긋난다면 처벌을 감수할 용의도 있다. 불의를 보고 가만히 있는 게 더 비겁하다. 처벌이 두려워 행동하지 않는다면 의로운 사람이 아니다. 말 보다는 실천이다. 내가 사는 방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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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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