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계층별 기본소득제도에 관하여
소득계층별 기본소득제도에 관하여
  • 민계식
  • 승인 2020.07.13 10:36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계식 칼럼] 요즈음 정계에서 기본소득제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그러나 논의 내용이 빈약하여 과연 이들이 국리민생(國利民生)을 책임지겠다는 정치가가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

기본소득제도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길게 보면 170년, 짧게 보아도 70년 정도는 된 개념이다. 기본소득제도는 보유 자산을 따지거나 근로를 요구하지 않고 국가가 모든 개인에게 무조건 정기적으로 현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자산을 따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적 부조와 다르고, 일하는 사람에게만 주는 게 아니란 점에서 사회보험과 다르다.

현재 정계일각에서 논의되는 기본소득제도는 국가의 지원이 절실하지 않거나 필요 없는 중·상위층에도 모두 주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재원 확보가 난망할 뿐만 아니라 국민성의 타락(근로의욕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스위스 사례를 보면 확연해진다. 2016년 스위스 정부는 매달 19세 이상 성인에게 2,500프랑(약 300만 원), 18세 이하는 625프랑(약 75만 원)씩 지급하는 국민소득제도를 국민투표에 부쳤으나 국민들은 압도적인 반대(77%)로 부결시켰다. 심지어 노동계도 반대하였다. 이유는 간단하고 분명하다. “땀 흘리지 않으면 스위스의 미래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기본소득제도의 취지에 찬성하나 형태는 조금 바꿀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본소득제도를 시행해야 하는 이유는 많이 있으나 그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만 요약하면,

- 첫째, 복지의 사각지대를 제거해야 된다. 복지 혜택이 꼭 필요했으나 아무 도움도 못 받고 굶어 죽은 탈북 모자 같은 사례가 또 나와선 안 된다.

- 둘째,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용되는 복지제도가 무려 2,200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기존 복지제도를 대폭 단순화함으로써 방만한 운영에 따르는 비효율을 제거 해야 한다.

- 셋째, 4차 산업혁명의 진행과 인공지능(AI) 역할 증대로 인한 인간(人間)일자리 감소에 대비해야 한다.

- 넷째, 오늘날 선진국이든 개발도상국이든 모두 소득 분배에 실패했다. 기본소득제도가 소득양극화를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겠으나 어느 정도라도 완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필자는 지난 수년간 기본소득제도의 비효율적, 비현실적 측면을 보완할 방법을 고민하였다. 그 결과, 큰 어려움 없이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필자 스스로 ‘소득계층별 기본소득제도’라고 명명하였다.

자산 유무나 근로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현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한 후 소득 수준에 따라 일정 비율을 이듬해에 세금으로 환수하는 것이 기본 구도다. 중산층 이상은 지급받은 기본소득 전부 또는 일부를 세금으로 다시 내야 하므로 실질적인 저소득층 맞춤형 복지제도인 셈이다.

여기서는 ‘소득계층별 기본소득제도’의 기본 개념만 소개하고자 한다. 지면 관계상 자세히 설명하기 어려울뿐더러 기존 복지제도의 단순화, 복지 지원 대상과 금액 조정, 재원 확보 등 더 세밀하게 연구하고 가다듬을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 기존 복지제도중 꼭 필요한 기본적인 것만 10개 이내로 남겨 두고 나머지는 모두 기본 소득제도에 통폐합시킨다.

- 지급대상은 대략 성인, 대학생, 중·고등학생, 초등학생으로 구분하여 각 대상에 따른 지급액을 결정한다. 초등학생 이하의 어린이는 기존 복지제도를 적용한다.

- 소요 재원을 살펴보자.

• 4인 가족 기준 월 150만 원으로 잡으면 국가적으로 대략 월 20조 원, 연 240 조 원이 필요하나,

• 기존 복지제도의 단순화로 지원금과 행정 및 관리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 아래 기본소득 지급액에서 소득계층군에 따라

일정비율을 소득세로 회수하되,

• 기본소득 지급이 절실하지 않은 중,상류층으로 부터는 전량(100%) 회수하면,

실제 소요액은 연 180조 원 정도로 예상된다.

물론 올해 예산의 35%나 되는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 180조 원을 넘어선 연간 복지 예산의 상당 부분이 기본소득제도로 흡수되는 만큼 재정 부담은 효과에 비해 그리 크다고 할 수 없다. 특히 복지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력이 이 정도는 떠맡을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였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회수율로는 여러 대안이 있다. 일례로 [y] = (0.04) · x² 에서 x는 소득계층군(%), y는 회수율(%)이라고 할 때, 소득 순위 0~9%는 회수가 없고 (0%), 10~19%는 지급액의 4%, 20~29%는 16%, 30~39%는 36%, 40~49%는 64%이고 소득수준 50% 이상 계층에서는 지급액의 100%를 각각 회수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한가지 예에 불과하며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더 좋은 방안을 도출할수 있다.

이 제도의 시행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 절대빈곤을 퇴치할 수 있으며 모든 국민이 먹고살 만큼 생활이 보장된다.

- 복지의 사각지대가 제거된다.

- 복지제도의 단순화로 비효율성이 대폭 제거된다.

- 국가의 기업 활동 개입이 최소화된다.

- 최저임금도 노사 자율에 맡길 수 있다.

끝맺기 전에 한 가지 언급하고 싶은 것이 있다. ‘진정으로 자식을 사랑하거든 물고기를 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라!’라는 격언이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馬雲)이 자신의 인생을 관통하는 금언으로 삼는 ‘임하선어 불여결망(臨河羨魚 不如結網)’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물가에 서서 물고기를 부러워하기보다는 집에 가서 그물을 짜는 것이 낫다”는 뜻이다.

아직 불완전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보완하는 방편으로 선진 각국에서는 다양한 복지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최선의 복지는 국민 각자가 스스로의 힘으로 생활해 나갈 수 있도록 국가가 앞장서서 일자리를 창출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소득제도 역시 이 대원칙이 전제돼야 본래의 취지를 살릴수 있을 것이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민계식 ( minksdr@gmail.com )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KAIST 해양시스템공학전공 석좌교수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자상 수상자협의회 부회장
(전) 국제 선박해양 연구협회 부회장
(전) 현대중공업 사장, 부회장, 회장
(전) 한국 로봇산업협회 회장, 한국 태양광산업협회 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대표 : 김명서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