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와 '권력 커넥션(?)'…NH투자증권, 왜 비리의혹 상품 팔았을까
옵티머스와 '권력 커넥션(?)'…NH투자증권, 왜 비리의혹 상품 팔았을까
  • 최영준 기자
  • 승인 2020.07.1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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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 "납득 불가능...대형 증권사서로서 업무수행과 관련한 자질 의심스럽다" 비난
제안서·직원숙지자료 속 투자대상 모두 차이...NH "사기 사전 인지 주장은 사실과 달라"
NH투자증권, 5월말 현재 옵티머스 전체 펀드 판매량의 87.55%인 4528억원 가량 판매
NH투자증권

[서울이코노미뉴스 최영준 기자] 최대 5000억원대의 사모펀드 사기인 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검찰과 금융위원회의 진상조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NH투자증권(대표이사 사장 정영채)같은 대형증권사에서 왜 옵티머스처럼 규모가 작고 비리의혹까지 있는 운용사의 상품을 팔았는지 의혹이 커지고 있다.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은 이같은 일이 메이저 증권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다며 농협투자증권이 상품에 대한 사전조사 등 대형 증권사로서 업무수행과 관련한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비난하고 있다.

13일 금융권과 시민단체에 따르면 지난 해 큰 혼란을 야기했던 라임 사태, DFL사태에 이어 올해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까지 터지면서 펀드돌려막기, 금융 상품 불완전 판매 사고 등에 대한 고객 피해 우려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면 상품 수익구조와 투자 금액의 흐름 계약의 진행 상황에 대한 실사가 필요했지만 판매사로서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은 대부분 옵티머스 펀드 상품이 공공기관 채권 펀드라는 설명에 거액을 투자했다.

하지만 실제 투자금은 실체조차 확인하기 힘든 부실 사모사채를 인수하는데 사용됐고 결국 환매 중단사태로 번졌다.

특히 먼저 펀드에 투자한 사람의 원금과 이윤을 나중에 투자한 사람들의 돈으로 막는 일명 '펀드 돌려막기'로 자금을 빼돌리면서 후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원금 조차 보장 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가 대규모 환매 연기로 물의를 빚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와 관련해 "판매사가 부담해야 할 고통을 피할 생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피해자들 "옵티머스처럼 비리의혹 있는 회사와 NH투자증권, 윗선의 결탁 없이 상품 판매 가능한지 합리적 의심"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은 "대형 증권사가 판매하는 상품이라 판매사의 검증능력을 믿고 투자 했는데 책임지는 사람없이 막대한 손해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한 피해자 A씨는 NH투자증권같은 대형증권사에서 왜 옵티머스처럼 규모가 작고 비리의혹까지 있는 운용사의 상품을 팔았는지, 왜 상품에 대해 제대로 된 사전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게 메이저 증권사인 농협투자증권으로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다"며 "이 상품이 실효성이 있는지,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원래 계약대로 잘 진행 되고 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확인하거나 관리한 적이 없다. 농협증권이 대형 증권사로서 자질이 충분한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또한 "옵티머스처럼 횡령 등 비리의혹이 있고 자산규모도 작은 회사가 NH투자증권같은 대형증권사와 상품을 설계해 판매한다는 것이 윗선의 결탁 없이 가능한가 합리적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면 상품 수익구조와 투자 금액의 흐름 계약의 진행 상황에 대한 실사가 필요했지만 판매사로서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문제는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대해 관련사들이 책임 전가와 회피에 몰두하며 피해소비자 보호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옵티머스 펀드 최다 판매사인 NH투자증권과 일반사무관리회사인 한국예탁결제원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진실게임'을 벌이는 듯한 모습을 보여 비난을 사기도 했다.

무엇보다 NH투자증권이 투자자들에게 교부한 투자제안서와 집합투자규약, 직원 상품숙지자료 상의 투자대상이 모두 달랐던 것이 논란이 됐다.

NH투자증권 홈페이지에 실려있는 정영채 대표이사의 CEO 인사말

NH투자증권, 옵티머스의 사기 행각을 의심해 볼 수 있었음에도 제대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

판매직원들이 받은 자료에는 투자대상에 ‘공공기관 매출채권’만 기재돼 있었지만 제안서와 신탁계약서 상에는 ‘국내 발행채권’도 명시돼 있었다.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기 행각을 의심해 볼 수 있었음에도 제대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한국금융신문이 최근 보도한 NH투자증권 판매 옵티머스 크리에이터펀드의 투자제안서에는 ‘국내 발행채권’, ‘기업의 공공기관 확정 매출채권’, ‘현금성 자산’이 투자대상으로 기재돼 있다. 이 제안서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직접 작성한 상품 설명자료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하나은행과 체결한 집합투자규약(신탁계약서)에도 투자대상은 ‘국내에서 발행된 채권’, ‘기업의 공공기관 매출채권’, ‘금융기관 예치’, ‘신탁업자 고유자산과의 거래’로 적혀있다. 

신탁계약서는 자산운용사와 신탁업자가 맺는 일종의 펀드 약관이다. 펀드 계약 시 투자제안서와 함께 상품을 설명하는 자료로 제공된다. 하나은행은 신탁계약서에 명시된 투자대상을 근거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운용지시에 따라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닌 비상장사 사모채권도 편입할 수 있었다.

이에 비해 NH투자증권이 판매직원에게 제공한 상품숙지자료에는 투자대상으로 ‘공공기관이 발주한 확정매출채권’만 적혀있다. 이 자료는 “정부 산하기관 및 공공기관 발주 기성·확정 매출채권(만기 6개월)으로 운용한다”며 “예상 발주 예정은 공공기관 LH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해양수산부 등”이라고 펀드를 설명했다.

공공기관 매출채권만을 투자대상으로 명시한 직원 상품숙지자료와 국내 발행채권도 투자대상으로 기재한 투자제안서 및 신탁계약서의 내용이 다른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이 제안서나 규약을 통해서도 미리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국내발행채권 투자’라는 빈틈을 만들어놨다는 걸 알 수 있었다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

NH투자증권은 이에 대한 검증 없이 판매직원들이 투자자들에게 상품을 설명하는 기초가 되는 숙지자료에는 투자대상을 다르게 기재했다. 영업점 프라이빗뱅커(PB)들은 상품숙지자료를 토대로 투자자들에게 펀드를 설명하고 권유한다. NH투자증권 일부 PB들은 이 자료를 투자자들에게 상품설명서와 같은 용도로 발송하기도 했다.

이 자료에는 “본 펀드는 블라인드 펀드로 운용사와의 협약에 의해 신탁명세서 제공 및 매출채권 원보유사 확인, 편입자산 비중에 대한 공유가 불가하니 이 점 감안하고 판매해달라”며 “다만 펀드솔루션부에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편입자산 내역에 대해서 직접 확인하고 있다”고 적혀있다.

NH투자증권, “상품숙지자료는 내부직원 위해 안내하는 사내게시물...고객엔 투자제안서로 상품에 대한 정보 안내"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매출채권 조기상환, 편입 지연 등의 경우 수익률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운용의 유연성을 위해 일반적으로 국내발행 채권 및 현금성 자산 등을 투자대상으로 넣는다”고 설명했다.

또 “통상적으로 증권사는 펀드 투자제안서와 규약에 주요 투자대상 뿐만 아니라 유동성 자금 운용을 위해 채권, 예금 등 다양한 투자 자산을 표기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이 때문에 사기를 사전 인지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숙지자료는 내부직원들에게 마케팅 포인트를 이해시키기 위해 주요 내용만 요약해서 안내하는 사내게시물일 뿐 고객에게는 투자제안서로 상품에 대한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투자 피해자들 사이에선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의 책임, 역할 등도 따져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여전히 적지 않다.

지난 5월 말 기준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전체 펀드 판매량의 87.55%인 4528억원 가량을 판매했다. 이 밖에 한국투자증권은 407억원(7.87%), 케이프투자증권 149억원(2.87%), 대신증권 45억원(0.87%), 하이투자증권 25억원(0.48%), 한화투자증권은 19억원(0.36%)어치를 판매했다.

NH투자증권이 사실상 옵티머스펀드의 대부분을 떠맡은 것으로 운용사의 사기 의도를 사전에 충분히 감지할 수 있지 않았겠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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