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칼날 위에 선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경찰, 피의자로 소환 조사
수사 칼날 위에 선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경찰, 피의자로 소환 조사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0.07.1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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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조직적으로 비방한 혐의…경찰, 추가 소환 후 신병처리 방침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 연합뉴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태일 기자] 홍보대행사에 돈을 주고 온라인 맘카페 등에 경쟁사를 비방하는 글을 게재한 혐의를 받는 홍원식(70) 남양유업 회장이 이달 초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5일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홍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약 1년 3개월 만이다.

홍 회장은 지난해 초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맘카페 등에 경쟁업체인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글과 댓글을 조직적으로 올리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매일유업은 ‘매일유업에 원유를 납품하는 목장 근처에 원전이 있어 방사능 영향이 있다’, ‘우유에서 쇠 맛이 난다’는 등 악의적 내용의 글이 회원 280만명을 보유한 맘카페 등에 반복적으로 올라온 것을 발견하고, 게시글 11개와 이를 게재한 아이디 4개를 확인해 지난해 4월 경찰에 고소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그해 7월 문제의 홍보대행사를 압수수색 했다. 그 결과 홍보대행사가 계정(아이디) 50개로 비난 글 70여개를 의도적으로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남양유업이 해당 홍보대행사에 대가성 대금을 지급한 사실도 확인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남양유업 본사에 있는 홍 회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휴대전화 등 증거품을 확보했다. 당시 경영진의 직접 지시나 묵인과 관련된 증거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사에서 경찰은 홍 회장에게 비방 댓글 작업을 직접 지시했거나 묵인했는지 등을 추궁했지만 홍 회장은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다만 홍 회장은 해당 홍보대행사에 돈을 건넨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경쟁사를 비방할 목적의 댓글을 달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보대행사에 마케팅 업무를 맡겼을 뿐”이라는 그동안 입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경찰은 추가 소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추가 조사를 마친 뒤 홍 회장 신병 처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남양유업, 여러 차례 불법 및 비리 행위로 비난 받아…신뢰 바닥으로 떨어져 

남양유업은 이 사건 말고도 여러 차례에 걸쳐 불법 및 비리 행위로 지탄을 받았다.

남양유업은 2009년과 2013년 이번 사건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에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글을 유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2009년 건은 홍 회장 부친인 창업주 홍두영 회장의 별세로 고소가 취하됐다.

2013년에는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비인기제품을 대리점에 떠넘기는 이른바 ‘밀어내기 갑질’로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홍 회장은 국정감사 일반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대적인 소비자 불매운동 여파로 매출이 급감하자 자사 로고를 가린 채 제품을 출시하는 등 낯부끄러운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해 6월에는 홍 회장 외조카인 황하나 씨의 마약 투약 사건이 터졌다. 홍 회장은 이와 관련해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 겸손하게 사회적 책임과 도리를 다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황 씨는 2015년부터 지인과 함께 자택에서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홍 회장이 지난 해 16억원가량의 연봉을 챙긴 것도 비난을 받았다. 연이은 악재로 남양유업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5% 급감한 4억1735만원에 불과한 상황이었다. 회사는 경영 악화에 시달리는데 정작 책임자인 본인은 영업이익의 4배에 달하는 돈을 챙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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