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한빛 시민기자] 다음 달 14일이 ‘택배 없는 날(Courier's Holiday)’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전국 택배기사들이 이날부터 주말인 15~16일을 포함해 3일 간 쉴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 쿠팡 배송기사, 5월에는 CJ대한통운의 택배기사가 과로로 숨졌다. 단 3일의 휴식이 이 같은 사태를 방지하는 근본적 대책은 아니지만,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는 게 택배업계 중론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주요 택배사들이 회원으로 있는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지난 16일 긴급 논의를 진행해 8월 14일에 공식 휴가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에도 ‘택배 없는 날’은 있었다. 하지만 일부 노조원들이 참여하는 데 그쳐 공식적·보편적 정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번에는 CJ대한통운, 한진, 롯데, 로젠 등 대형 택배사 4곳이 참여하면서 대부분의 택배기사들이 휴가를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택배 없는 날 제정은 택배산업 출범 28년 만에 성사됐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택배본사, 전국택배대리점연합회, 택배위원회 등 관계 단체가 수년간의 회의를 거쳐 이루어낸 성과라는 것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9일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인한 물량 증가 탓에 택배 노동자들의 피로가 가중되고 있다며, 휴식 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당시 택배 없는 날로 지정한 일자가 8월 14일이다.
이날 기자회견 이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택배 없는 날’ 등의 캠페인이 확산되기도 했다. 일부 정치인들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이에 힘을 실어줬다.
노조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쉼 없이 달려온 전국 택배기사님들이 꿀맛 같은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면서 “더 좋은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