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태일 기자] 이사장들의 연이은 중도 사퇴와 임직원의 각종 비리 탓에 오명으로 얼룩진 한국과학창의재단이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경영 쇄신에 나선다.
과학창의재단은 23일 비상임이사인 박성균 부산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해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 관장 등 기관경영 및 사업수행 전문가 7명이 참여하는 ‘비상경영혁신위원회(혁신위)’를 앞서 16일 발족하고 전날 첫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혁신위 활동은 신임 이사장 선임 전까지 진행된다. 그동안 과학창의재단 문제점을 밝히고, 경영혁신 방안 수립·혁신과제 도출 등 기능을 수행한다. 이 과정을 통해 9월까지 재단의 혁신방안을 마련해 재단 이사회에 보고한다는 계획이다.
과학창의재단은 쇄신을 위한 첫 발을 뗐지만, 여태껏 누적된 비리를 청산하고 오명을 씻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3월부터 과학창의재단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종합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재단은 그야말로 ‘비리 종합세트’인 것으로 드러났다. 재단 소속 연구원들의 사익 추구를 위한 근무지 무단이탈, 법인카드 사적사용, 직원 성희롱, 직위 남용 통한 노조원 압박, 징계 대상자 봐주기, 수습직원 부당해고 등 수많은 비리 사례가 적발됐다. 이에 과기부는 해고된 1명을 포함해 8명에게 징계, 11명에게는 주의 조치를 내렸다.
이와 함께 지난달 3년 임기의 절반을 못 채우고 ‘건강상 이유’로 돌연 사의를 밝힌 안성진 이사장의 사표도 지난 10일 수리했다. 안 이사장 전임인 서은경 전 이사장 역시 2018년 8월 연구비 부정사용 의혹이 터지면서 취임 100일도 되지 않아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전 두 명의 이사장을 포함해 총 4명의 이사장이 줄줄이 임기 도중 사퇴를 한 것이다.
게다가 과학창의재단은 지난달 1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9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에서도 미흡(D) 등급을 받았다. 경영과 윤리 측면 모두에서 ‘과락’한 셈이다.
다만 혁신위를 중심으로 과학창의재단은 새롭게 발돋움할 의지를 내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향숙 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직무대행은 “이번 기회에 조직 전반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뼈를 깎는 과감한 혁신을 추진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과학문화 창달과 창의적 인재육성의 대표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