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혹자는 진중권을 B급 언론이라고 한다. 그 같은 비유는 틀렸다. 진중권 개인이 하나의 언론, 권력이 됐다. 그가 한마디 내뱉으면 거의 모든 신문들이 다룬다. 천하의 유시민조차 진중권이 두려워 말을 삼가고 있는 실정이다. 진중권과 겨뤄 재미를 본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 맞는 말을 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실수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 어떻게 비판하겠는가.
진중권을 세게 때린 사람은 역시 입이 거친 홍준표 뿐이다. 홍준표는 그를 ×개라고도 했다. 진중권에게 얻어터지지 않은 사람이 없다시피하다. 그럼에도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이라고 판단한 듯 대부분 대응하지 않는다. 그러려니 한다고 할까. 언론 또한 진중권을 비판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가히 진중권 신드롬이라고 할 만하다.
나는 진중권을 비판한 바 있다. 지난 8일 ‘진중권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오풍연 칼럼을 썼다. 이는 진중권도 비판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진중권도 더 바른 말을 할 수 있다. 비판받지 않는 권력이 오래 못 가듯이. 진중권도 권력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진중권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 그런 사람이 여럿 있었다면 오늘 날처럼 혼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진중권이 왜 권력인가 하는 재미 있는 조사 결과가 나와 있다. 그것을 소개한다. 2020 상반기에 언론이 가장 많이 인용한 인물 중 진중권은 18위였다. 진중권은 그냥 일반인이다. 지금은 교수도 아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B급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이 인용한 인물 50걸 가운데 일반인은 딱 한 사람 진중권 뿐이었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당·정·청 및 외교안보와 코로나19 관련 인물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여기서 1위는 미국 대통령 트럼프였다. 2위는 문재인 대통령, 3위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4위 정세균 국무총리, 5위 이해찬 민주당 대표, 6위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 7위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부본부장이었다. 코로나와 관련해 정 본부장과 권 부본부장이 끼어 있다.
반면 진중권은 1~6월 2093건 인용되며 18위라는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이낙연 민주당 의원(20위, 1876건)이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23위, 1340건)보다 더 많이 인용됐다. 진중권의 말은 언론사별로 인용 건수에 편차가 뚜렷했다. 내일신문(3건)이나 파이낸셜뉴스(5건), 한겨레신문(8건), 경향신문(16건) 등은 진중권의 말을 별로 인용하지 않았다.
이와 달리 조선일보(276건), 세계일보(236건), 중앙일보(209건), 아시아경제(198건) 등에선 인용 기사가 200~300건에 달했다. 하루 한두 개 꼴로 진 전 교수의 말을 인용했다는 뜻이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진중권이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와 여당 등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보수신문이 진중권을 좋아한다고 할 수 있다.
진중권어 어떤 비판을 하든 그것은 자유다. 진중권 때문에 신문 보기 싫다는 사람도 있다. 진중권도 언론 권력(?)에 취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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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