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태일 기자] 방송사들이 연예기획사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채 소속 가수 출연 영상을 임의로 편집해 유튜브 등에 재판매 하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표준계약서 제정을 추진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27일 “방송사와 연예기획사 간 표준계약서를 제정을 위한 관계부처 및 이해관계자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면서 “연내 제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정위의 이번 표준계약서 제정 추진은 한국음악콘텐츠협회,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 관련 단체들의 ‘대중문화예술인(가수) 출연 영상물 이용에 관한 표준계약서’ 제정 신청에 따른 것이다.
현재 KBS·MBC·SBS 등 방송사들은 각각 ‘뮤직뱅크’, ‘쇼! 음악중심’, ‘인기가요’등 음악방송용 영상을 촬영한 뒤 이를 편집해 방송뿐 아니라 여타 인터넷 플랫폼에 재판매해 추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아이돌 그룹 멤버별 ‘직캠(방송 송출용과 별도로 직접 찍은 영상)’, 미방송분, 사전녹화영상 등을 유튜브나 IPTV 등에 올리는 방식이다.
지금까지는 방송사와 연예기획사가 별도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영상 저작권이 방송사로 귀속되는 것이 관행으로 이어져왔다. 영상 재판매로 인한 수익 전부를 방송사가 취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연예기획사 단체들은 유튜브 등 플랫폼을 통한 영상 소비가 TV를 앞지르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사가 비방송용 영상을 통한 이익을 독점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연예기획사도 적절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방송용 영상은 방송사가 전적인 편집 및 판매 권한을 갖더라도, 유튜브·IPTV 등을 통한 영상 재판매의 경우 연예기획사와 협의한 내용에 따라야 한다는 게 이들 단체 주장의 골자다. 이를 위해서는 표준계약서 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정위 역시 이들 단체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한다.
공정위는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부처와 의견 수렴 및 협의를 거쳐 표준계약서 양식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후 약관심사자문회의와 위원회 의결로 제정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