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합격자도 뒤바뀌어...'면접점수'로만 선발
[서울이코노미뉴스 신현아 기자] 한국도로공사 기간제 근로자 선발 과정에서 허술한 채용 관리로 최종 합격자가 뒤바뀌는 일이 발생했다. 채용방식이 바뀌었지만 기존 평가 방식을 적용하면서 정작 합격해야 할 사람은 떨어지고 점수가 낮은 지원자가 뽑힌 것이다.
28일 국토교통부의 '공공기관 채용실태 전수조사 결과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도로공사 A 건설사업단은 2018년 12월 기간제 근로자인 사무원 2명을 뽑기 위한 채용 절차를 진행했다.
앞서 도로공사는 같은 해 5월 기간제 근로자 채용 절차 개선 방안을 마련하면서 서류 심사 단계에서 ‘외부’ 평가위원이 자격증 점수 등을 통해 '정량' 평가하겠다고 공고했다.
그러나 실제 서류 심사는 공고와는 달리 ‘내부’ 평가위원이 경력·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정성' 평가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서류전형 합격자가 바뀌어 5명이 면접 기회를 잃게 됐다.
최종 합격자가 바뀌기도 했다. 도로공사는 서류전형과 면접전형 합계 점수 순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서류 점수를 제외한 ‘면접 점수’로만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 것이다.
공고된 방식으로 최종 합격자를 결정할 경우 최종 합격자가 바뀌게 된다.
국토부는 “잘못된 절차로 두 명의 최종 합격자가 떨어지는 등 채용의 공정성이 훼손됐다”면서 도로공사에 인사 담당자에 대한 징계와 불합격 처리된 피해자에 대한 구제 방안을 주문했다.
이 밖에도 공사는 지난해 4월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지원자와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직원을 면접위원으로 선정해 물의를 빚었다. 인사혁신처가 2018년 마련한 ‘공정 채용 가이드북’에도 채용의 투명성을 위해 지원자와 함께 근무했던 직원을 면접위원으로 선정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두고 채용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기간제 근로자 채용공고 기간이 규정보다 짧아 구직자들의 응시 기회를 제한한 사례 등도 감사 결과 지적됐다.
도로공사는 인사 규정을 위반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징계 절차를 밟고 있으며 피해자 구제 방안을 마련해 조만간 국토부에 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