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저도 검찰을 친정이라고 생각합니다. 1987년 9월 수습기자 딱지를 떼자마자 배치받은 출입처가 바로 검찰입니다. 사실 정치부에 더 오래 있었지만 검찰을 늘 아끼고 있습니다. 지금 현직에 있는 여러분보다 대선배들도 잘 알고 있죠. 당시 법무장관은 고시 10회 정해창, 검찰총장은 고시 12회 이종남이었습니다. 연수원 13기가 그해 군을 제대하고 임관했더군요. 저도 우스개 소리로 13.5기라고 합니다.
출입기자들은 판사보다 검사와 더 가깝게 지냈습니다. 개인적으로 호형호제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검사 선배들이 어제 한동훈 검사장과 정진웅 부장검사가 충돌한 것을 어떻게 볼까요. 저는 바로 검치일(檢恥日)이라는 칼럼을 썼습니다. 누군가 이런 지적을 하더군요. "해외 토픽에 날 것 같다"고. 정말 부끄럽지 않습니까. 이쯤되면 윗선에서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장관이든, 검찰총장이든.
제가 보는 견해는 이렇습니다. 가장 큰 책임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있다고 봅니다. 지금 이 사건에서 윤석열 총장은 손을 뗀 상태입니다. 추미애 장관이 그렇게 지시를 했지요. 그런데 이런 사태를 불러 왔습니다. 어찌보면 예견된 일인지도 모릅니다. 안 봐도 뻔하지 않습니까. 이 지검장이 정 부장에게 한 검사장을 구속시키라고 강력히 지시를 했을테고요. 이에 부담을 느낀 정 부장이 이성을 잃었던 겁니다.
한 검사장은 즉시 고소를 했지요. 정 부장도 맞고소를 한다죠. 이게 무엇하는 짓 입니까. 제가 한 검사장을 두둔할 생각은 없습니다. 어젠 분명히 압수수색을 하는 측, 즉 정 부장이 잘못 했습니다. 그가 앞으로 검사 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어른(검찰총장)이 없어서 일어난 일로 보입니다. 아마 윤 총장이 지휘를 했다면 책임을 물을 수도 있겠죠. 이 지검장과 정 부장은 즉각 사퇴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선배 기수들은 최소한 책임을 질 줄 알았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옷을 벗었습니다. 그게 도리이자 전통이었습니다. 이성윤은 차기 총장감이라고들 합니다. 이런 사람이 검찰총장이 될 수 있겠습니까. 돼서도 안 되고, 국민 여론도 용납치 않을 것입니다. 이런 와중에 비아냥 대는 일부 검사도 있습니다. 정신 나간 사람입니다.
여러분이 정상적이라면 추 장관의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입니다. 어떻게 옳지 않은 일을 보고 침묵합니까. 침묵은 금이 아닙니다. 행동이 필요할 땐 나서야 합니다. 추 장관은 정부 안에서도 미운 오리가 됐습니다. 검찰 개혁도 좋습니다. 또 필요합니다. 추미애는 모든 신뢰를 잃었습니다. 제 시각이 틀렸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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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