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병 의원, 전월세 실정 알고서나 얘기하라
윤준병 의원, 전월세 실정 알고서나 얘기하라
  • 오풍연
  • 승인 2020.08.0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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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보다 전세 선호하는게 보편적 민심...전세가 월세로 바뀌면 서민이 더 힘들어져

[오풍연 칼럼] 전세는 우리나라만 있는 제도다. 외국은 모두 월세다. 전세는 한국의 독특한 문화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세 자금은 집 사는 데 종자돈 역할을 한다. 매달 세를 내지 않으니까 열심히 저축해 목돈을 만들면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는 기회도 온다. 월세를 내다보면 돈을 모으기 어렵다. 전세를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ㆍ월세 비율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다. 아파트나 연립, 단독 주택의 경우 전세가 더 많으리라고 본다. 오피스텔은 월세가 훨씬 많다.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전세가 없어질까. 그렇지 않을 게다. 오랫동안 이어진 전통인데 없어지겠는가.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전세가 없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런 예상에 동의하지 않는다. 전세는 필요한 만큼 목돈을 마련할 수 있기에 쉽사리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전세금지법을 만든다면 몰라도.

월세가 은행 금리보다 싸다면 마다할 리 없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은행 금리보다 최소한 두 배 이상 부담이 된다. 그래서 전세를 들어가려고 하는 것이다. 나는 월세도 살아 보았고, 전세도 살아 보았다. 월세가 더 부담이 되는 것은 살아본 사람은 다 안다. 한 달에 수십만원~수백만원을 꼬박꼬박 내야 된다고 생각해 보라. 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서울시 행정부시장을 지낸 윤준병 민주당 의원이 불에 기름을 부었다. 윤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것은 나쁜 현상이 아니다. 전세 제도 소멸을 아쉬워하는 이들의 의식 수준이 개발시대에 머물러 있는 거다”라고 올렸다. 그는 “전세로 거주하시는 분도 전세금의 금리에 해당하는 월세를 집주인에게 지급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자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난리가 났다. “내 집을 갖고 은행 이자를 내는 것과 영영 집 없이 월세 내는 게 어떻게 같은가” “월세를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사람이 하는 말” “월세를 은행 이율만큼만 받는 사람 보셨나”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 “전세! 너는 모르지? 윌세살다 전세로 가면 반은 내집이다 싶은 그 뿌듯한 마음을! 서민의 마음 하나도 모르면서 무슨 국민을 위한다고 정치씩이나 하시냐” 이게 서민의 실정이기도 하다.

윤 의원은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보편적 민심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냈다고 할까. 지난 달 31일부터 시행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이 5분 연설을 통해 주장한대로 전세가 사라질까. 그렇게 된다면 월세가 자리잡을 게다. 그러나 한국의 주택문화를 외국과 비교하는 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고도 본다. 다시 말해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현미 국토부장관도 2017년 6월 인사청문회 때 “전세의 월세 전환과 전셋값 상승으로 서민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세가 월세로 바뀌면 서민이 더 힘들어진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그게 작금의 현실이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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