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퇴짜 맞았던 신약 기술 1조원에 수출 ‘대박’
한미약품, 퇴짜 맞았던 신약 기술 1조원에 수출 ‘대박’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0.08.0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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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MSD와 총 8억7천만달러에 계약…한미약품 주가 상한가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게서 퇴짜 맞았던 신약 후보물질 기술을 또 다른 글로벌 제약사 미국 MSD에 넘기는 1조원대에 넘기는 반전 드라마를 썼다. 

이러한 소식에 한미약품 주가는 5일 유가증권 시장이 개장한 직후 상한가를 기록했다. 

최근 잇따른 계약 파기로 주춤했던 한미약품이 다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 ‘랩스GLP글루카곤 듀얼 아고니스트(HM12525A·듀얼 아고니스트)’의 개발 및 제조, 상업화 권리를 미국 MSD에 이전하기로 계약을 맺었다고 4일 발표했다. 

계약금 1000만달러(약 119억원)와 단계별 기술료 등을 포함하면 최대 8억7000만달러(약 1조391억원)를 받게 된다.

듀얼 아고니스트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 후보물질이다.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호르몬인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 치료제다. 

듀얼 아고니스트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이 2015년 총 계약 규모 9억1500만달러에 사갔다가 지난 해 기술을 반환하며 계약을 파기 당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계약 파기 이유는 비만과 당뇨를 동시에 치료하는 효능을 기대했으나 당뇨 치료 효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것이다.

퇴짜 맞은 후보물질이 부활한 것은 MSD의 또 다른 평가 때문이다. MSD는 듀얼 아고니스트가 비만 당뇨 등과 같은 계열의 대사질환인 NASH 치료에  효과를 낼 것으로 판단했다. 당뇨 치료 효능은 다소 못 미치지만 비만에는 효과가 탁월하다는 임상 결과에 주목한 것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얀센과 수행했던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했다. 전 세계에서 판매 허가를 받은 NASH 치료제는 아직 없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비만과 당뇨를 동시에 조절하는 방식으로 MSD와 함께 NASH 치료 신약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기술수출로 그동안 몇 차례에 걸친 기술 반환과 관련한 시장의 우려를 상당 부분 불식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2011년 이후 총 8조원 규모의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 계약 11건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얀센과 계약을 포함해 5건이 계약 해지됐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신약 개발에서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실패가 새로운 혁신을 창출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면서 “고 임성기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혁신 신약 연구개발을 중단 없이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약품 주가는 5일 오전 9시 40분 현재 가격상한폭(29.91%)까지 오른 36만500원에 거래됐다.

한미약품 최대주주인 한미사이언스도 같은 시각 전날 대비 20.59% 급등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한미약품의 기술이전은 기술이 반환됐다고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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