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 부동산·금융정책을 다루는 부처와 산하기관 고위공직자 10명 중 4명꼴로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가운데 부동산 재산이 가장 많은 공직자는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으로 신고 재산은 75억2000만원이다. 국토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을 지낸 김 이사장은 주택 2채, 비주택 5채, 토지 12필지를 보유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6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토부, 기재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부동산·금융정책을 다루는 주요 부처와 산하기관 소속 1급 이상 고위공직자 107명을 대상으로 재산신고 내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지난 3월 정기적으로 공개된 재산 내용을 바탕으로 조사를 했다”면서 "분석 결과 국토부와 기재부 등 고위공직자 107명 중 36%인 39명이 다주택자였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자 중 2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39명이었고 이 중 7명은 3채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다. 무주택자는 8명이었다.

특히 장호현 한국은행 감사와 최창학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은 4채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3채를 보유한 사람은 최희남 한국투자공사 사장, 김채규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 채규하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 문성유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백명기 조달청 차장 등이다.

다주택자 대부분은 서울 강남4구와 세종시에 주택을 여러 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팔문 새만금개발공사 사장(전 국토부 국토정책국장)과 정성웅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한재연 대전지방국세청장 등 3명은 강남 4구에 2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주택자 39명 중 16명은 세종시에 주택을 갖고 있었고, 전체 107명 중 강남에 집을 보유한 사람은 39명이었다.

경실련은 "많은 공직자들이 다주택을 보유하다보니 부동산 대책이 국민 주거불안 해소보다는 경기부양과 건설업계를 대변하고 집값 상승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추진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조사 대상 107명의 부동산 신고액은 1인당 평균 12억원 상당이었다.

75억2000만원을 신고한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다음으로는 박선호 국토부 제1차관이 39억2000만원으로 부동산 재산이 많았다.

그리고 구윤철 기재부 제2차관이 31억7000만원,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이 29억1000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권병윤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29억원), 박영수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27억8000만원), 정성웅 금융감독원 부원장보(27억1000만원), 김채규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26억3000만원), 고승범 한국은행 위원(24억8000만원), 김우찬 금융감독원 감사(24억5000만원) 등도 부동산재산 상위 10인에 포함됐다.

이들 상위 10명은 1명당 평균 33억5000만원 상당의 부동산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실련은 "부동산재산 상위 10명 중 7명은 전·현직 국토부나 기재부 출신"이라면서 "이들 다주택 보유자나 부동산 부자들은 부동산 관련 업무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부터 지난 6월까지 국토부, 기재부, 금융위 등 소속 39명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52채의 시세 변화를 조사한 결과 1인당 평균 5억8000만원(5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대부분 서울 요지와 세종시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데 문 정부 이후 이곳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보유한 재산 역시 큰 폭으로 뛰었다"면서 "얼마 전 국토부가 발표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14%의 3.6배 수준이라는 점에서 국토부의 집값 통계가 거짓 왜곡돼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