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마필관리사 잇따른 죽음에 보도자료 남발로 ‘물타기’ 급급
마사회, 마필관리사 잇따른 죽음에 보도자료 남발로 ‘물타기’ 급급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0.08.07 16:43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경마장 마필관리사 6월 21일, 7월 6일 숨진 채 발견돼
지난 4월에도 조교사 극단적 선택…마사회, ‘땜질식’ 처방 일관
서울경마장에서 마필관리사들이 말을 돌보는 모습./전국경마장 마필관리사 노조 제공.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경기도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일하는 마필관리사 2명이 보름 사이에 잇따라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를 펴고 있다.

하지만 마사회는 잇따른 비극에 대한 입장이나 대책은 내놓지 않은 채 홍보성 보도자료만 남발하는 등 파문 줄이기에 급급해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6시 10분쯤 경기 과천 서울경마공원 직원 숙소에서 마필관리사 A씨(44)가 침대에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숙소를 찾아간 직장 동료가 처음으로 발견했다. 직장 동료는 A씨가 출근을 하지 않아 숙소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유서가 나오지 않았으며,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동료들은 최근 낙마로 인한 부상과 과중한 업무가 사망의 배경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과로사 가능성 등 정확한 사망 원인을 가리기 위해 부검을 실시키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21일에는 서울경마장 마필관리사 B씨(33)가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의 아파트에서 유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작성일이 5월 26일로 표기된 유서에 "한국 경마는 우리가 있어서 발전했는데 모든 건 마사회 몫이죠. 정말 열심히 하는데. 왜 사람이 죽어나가야  그나마 잠깐 느끼는 것인지"라고 썼다.

유서에는 이와 함께 "매번 다치고 쉬고 해서 미안한 직장 동료들. 주목받지도 못하는 관리사, 정말 힘들죠?", "매년 다치니 왜 내가 이걸 해야 하나. 왜 내가 매번 다쳤다고 질책을 받아야 하나" 등 내용도 담겼다.

2017년 5명 등 최근 몇 년 사이에 9명 극단적 선택 

고 문중원 기수 사망과 관련해 마사회 적폐청산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지난 4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연합뉴스

마사회에서는 2005년 문을 연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을 중심으로 9명의 기수와 마필관리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17년엔 마필관리사와 마사회 간부 등 5명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해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소속  문중원 기수의 죽음 이후 기수와 마필관리사의 열악한 근무환경 등이 쟁점화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지난 3월 30일 오후 부산경남 조교사 김모씨(45)가 차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상태로 발견됐다. 

숨진 김씨는 당시 조교사 개업 심사 부정 의혹과 관련해 경찰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잇따른 비극에 당시 정부 관계자는 "이러한 사고의 재발 방지는 누구보다 마사회가 주체가 돼서 말 관리사들의 고용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임금 안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낙순 마사회장 캠페인 참여 관련 낯간지러운 보도자료도 내놓아

김낙순 마사회 회장

하지만 마사회 쪽은 근본적인 대책은 제시하지 않은 채 파문 확산을 막기 위한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했다.

이번 서울경마공원 마필관리사의 죽음이 보도된 7일에도 무려 4가지의 ‘물타기용’ 보도자료를 내놓으며 죽음 관련 기사를 밀어내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마사회가 내놓은 보도자료는 ‘기승능력인증제 시험을 시행할 민간시설 모집을 11일까지 진행’  ‘말 등록 이력제에 대한 설문조사 실시 예정’ ‘용산 장학관 입주생 모집’ 등 어찌보면 한가롭기 그지 없는 내용들이다.
  
‘김낙순 마사회장이 스테이스트롱 캠페인에 참여한 이후 세계 경마계 유명인사들의 캠페인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는 낯간지러운 내용의 보도자료도 나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