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몇 점 짜리 남편, 아빠입니까
당신은 몇 점 짜리 남편, 아빠입니까
  • 오풍연
  • 승인 2020.08.1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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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점 이상만 받아도 성공”이라고?...그럴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들어

[오풍연 칼럼] 최근 오풍연닷컴에 남편은 85점, 아빠로선 90점이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아들 녀석이 그 글을 본 모양이다. 엄마에게 아빠가 이런 글을 올렸다고 얘기한다. 아내가 동의할 리 없다. 아내는 단박에 "50점 짜리"라고 반박한다. 아들도 동의하지 않는다. 그럼 내가 거짓말쟁이? 인간은 착각 속에 산다던가.

한 번 아내와 자식들에게 물어보라. 몇 점 짜리 남편, 아빠인지. 나는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기에 80점 이상을 받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내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 성에 차지 않는다는 뜻이다.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 누구는 이런 말을 했다. “30점 이상만 받아도 성공”이라고. 과연 그럴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뭐래도 가족이 최고다. 따라서 가족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야 한다. 나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한 셈이다.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요즘은 아내가 하자는대로 한다. 내 의견이나 주장은 대부분 접고 있다. 아내 왈, “자기는 내 말만 들으면 잘 될거야” 아내는 아직도 나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 그것을 고마워해야 할까.

내가 본격적으로 가족을 챙긴 것은 2009년부터다. 그 때부터 거의 매주 나가던 골프도 끊다시피 했다. 가족과 함께 주말을 보내기 위해서다. 서울에서 주말에 골프를 치면 하루를 다 허비한다. 새벽에 나가도 마찬가지다. 고속도로가 밀려 아무리 빨리 집에 와도 저녁 때가 된다. 그래서 골프를 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그 같은 나와의 약속은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다. 그 이후로는 1년에 한 두 번 가량 나가고 있다. 올해도 두 번 나갔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도 죽기 전에 이 같은 후회를 했다. 그는 모든 것을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가족 만큼은 챙기지 못 했다고 후회했다. 특히 아내에게, 아이들에게도 함께 놀아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뒤늦게 정신을 차렸지만, 그 때는 이미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태였다. 그렇다. 가족도 이처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살아 있을 때 잘 해야 한다.

나는 종종 주례를 선다. 그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자주 찾아 뵙고, 된장찌개든 냉면이든 사 드려라” 나의 경험칙이기도 하다. 어머니가 신장암 선고를 받은 뒤 투병 끝에 2008년 12월 돌아가셨다. 투병 중 대전에 내려가 어머니를 뵙고, 맛 있는 것을 사드리려고 해도 잡숫지를 못 했다. 나 역시 후회를 했지만, 별 수 없었다.

뭐니뭐니 해도 먹는 기쁨보다 더한 것은 없다. 주말에는 가족들과 같이 외식하기를 권한다. 굳이 비싼 것을 먹지 않아도 좋다. 전국에 싸고 가성비가 높은 맛집이 널려 있다. 그런 곳을 찾아다니면 된다. 우리도 저렴한 음식점을 많이 이용한다. 더러 스테이크를 먹을 때도 있기는 하다. 4인 가족 기준으로 5만원 안팎이면 외식이 가능하다. 모든 식구들이 맛있게 먹으면 된다. 어제도 아내와 함께 동네 마트에 가 6500원 짜리 짜장을 먹었다. 작은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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