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안전 불감증’은 불치병?…울산 공장 유독가스 대량 유출 사고
LG화학 ‘안전 불감증’은 불치병?…울산 공장 유독가스 대량 유출 사고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0.08.1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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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참사 등 국내외 사고 3개월 만에 대형사고 또다시 터져
“구광모 회장, 원점에서 근본 대책 마련 지시 어디로 갔나”
14일 오전 울산시 LG화학 공장에서 불이나 연기와 가스가 솟아오르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LG화학 공장에서 또다시 불이 나 유독가스가 대량으로 새어나오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5월 국내외에서 가스누출 및 폭발·화재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지 3개월 남짓 만에 또다시 심각한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직접 국내 사고 현장을 찾아가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철저한 안전 점검을 다짐했지만 결국 석 달 며칠을 버티지 못하고 일을 내고 말았다.

이 쯤 되면 LG화학의 ‘안전 불감증’이 고질병 단계를 넘어 불치병 수준에 이르렀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14일 오전 10시 44분쯤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에 있는 LG화학 공장에서 화재로 인해 유독성 가스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이 나면서 연기가 치솟고 가스가 새어나오자 공장 근로자들이 긴급 대피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오전 11시 17분쯤 잡혔다.

소방 관계자는 유출된 가스 성분이 '2클로로N 아세트아미드'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물질은 피부와 접촉하면 심한 자극을 일으키거나 알레르기성 피부 반응을 일으키는 등 인체에 유해하다.

울주군은 오전 11시 26분쯤 "화학물질 누출이 의심되니 실내로 대피하고, 차량은 이 지역을 우회하라"는 긴급재난 문자를 보냈다.

소방당국은 공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가수 유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5월 인도 공장 가스누출 12명 사망…대산공장 폭발 1명 사망, 2명 중상 

지난 5월 7일 가스 누출 사고로 12명이 숨진 인도 남부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연합뉴스

LG화학 인도 현지법인 공장에서는 지난 5월 7일 가스누출로 12명이 숨지고 1000여명이 치료를 받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지법인인 LG폴리머스인디아의 경영진이 입건되고 인도 환경재판소로부터 5억루피(약 81억원)의 공탁 명령을 받았다.

이어 5월 19일에는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서 폭발·화재사고로 직원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산 사업장에서는 지난 1월에도 폭발 사고가 일어났었다.

자연히 LG화학의 안전관리가 도마에 올랐고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LG화학 약속 위반…‘세계 최고 수준 환경·안전 기준 재정립’, ‘이중, 삼중 안전장치 마련’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에 LG화학은 5월 26일 환경 및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사업은 추진하지 않고, 기존 사업도 환경 및 안전 문제가 있으면 철수까지 고려하겠다는 내용의 환경·안전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LG화학은 이를 위해 총 40개 사업장(국내 17개, 해외 23개)을 대상으로 다음 달 말까지 고위험 공정과 설비에 대해 긴급 진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안전 기준을 재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긴급·정밀 진단은 발생 가능한 모든 사고 리스크를 도출해 이중, 삼중 안전장치를 갖추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대책은 구광모 회장의 강도 높은 주문에 따른 것이다.

구 회장은 이보다 닷새 전인 5월 20일 대산공장 화재 현장을 찾아가 잇따른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철저한 안전 점검과 근본적 대책 마련을 다짐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경영실적이 나빠져서가 아니다”라면서 “안전환경, 품질 사고 등 위기 관리에 실패했을 때 한 순간에 몰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잇따른 안전·환경 사고에 대해 모든 경영진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원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 회장의 이러한 자성과 다짐이 무색하게도 안전 관리 부실 때문으로 여겨지는 커다란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대책 자체가 근본적이 아니었거나 부실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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