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기 맞아 어려움을 믿음으로 극복하자
어려운 시기 맞아 어려움을 믿음으로 극복하자
  • 김세종
  • 승인 2020.08.1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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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종 칼럼] 요즘 우리 사회는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54일째 이어진 기나긴 장마와 폭우도 그렇고, 멈출 줄 모르는 코로나19 사태도 그렇고, 부동산 문제를 겨냥한 정부 정책에 따른 민심의 동요 등이 그렇다. 특히, 이번 폭우와 장마는 삼남(三南)은 말할 것 없고, 서울, 경기, 강원 등 전국에 걸쳐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가 너무나 방대하고 인명피해가 많아, 수재민과 농민들의 시름이 이만저만 깊은 것이 아니다.

또 수개월을 코로나19로 인하여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내고 있다. 감염자 수는 또다시 가파르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엄습한 공포심과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주거 문제로 사회적 갈등은 심화되고, 설상가상으로 근검공렴(勤儉公廉)해야 할 고위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과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거 같아 왠지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이러한 때 일수록 ‘성의’와 ‘믿음’이란 선현의 가르침이 가슴 깊게 다가온다. 공자는 자공(子貢)이 정치에 대해 묻자, 세 가지 목표를 말한다. “백성의 믿음을 얻는 것[民信之]이 가장 중요하고, 다음이 경제 안정[足食]이고, 그 다음이 국방[足兵]이라”고 했다.(《논어》 〈안연편〉) 이는 “백성의 믿음이 없이는 나라가 바로 설 수가 없다”는 말로, 정치는 “국민의 믿음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뜻을 진실하게 하여, 국민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 예컨대 국민이 정부를 굳게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신의를 주고 신뢰로 화답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을 향해 마음과 몸을 다해야 한다.

마음을 다하고 진실하게 다가가는 것은 성심(誠心)이며, 몸을 다하여 성실하게 다가가는 것은 성신(誠身)일 게다. 나아가 신의(Fidelity)가 믿음을 심는 일이라면, 신뢰(Trust)는 그 결과로서 서로 믿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성심과 성신, 신의와 신뢰는 동전의 안과 밖처럼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표리의 관계에 있는 덕목이다. 이 두 가지 덕목에 공통된 것은 바로 ‘정성’과 ‘믿음’이다.

정성과 믿음은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근간

인간과 인간 또는 정부와 국민의 관계이건 간에, 관계에 있어서는 정성과 믿음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아야 한다. 마음과 몸을 다하려는 참되고 성실한 마음자리, 정성이 있어야 하고, 사람을 경건하게 대하며 사랑하고 신뢰심을 갖게 하는 믿음자리가 우리 사회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일련의 사건들을 돌아보면, 코로나19의 발병에 온 국민이 일심 단결한 모습과 알맞은 조치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하게 하였다.

이는 국민이 정부를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아침저녁으로 신뢰성과 진정성을 가지고 설명을 했던 것도 일조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민을 전염병으로부터 지키겠다는 정성이 간절했기 때문에, 우리들 마음에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다만 장마와 폭우에 대한 대비와 대처문제, 부동산 정책, 고위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은 서로가 믿지 못하는 ‘불신’으로 증폭된 감이 없지 않다, 사실관계가 어찌되었던 간에 의혹과 불신을 해소해 주지 못한 것은 정부이다.

예로부터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다.”했다. 국가의 근간은 바로 공무원 조직이며, 공직자의 불신에 대한 의혹과 논란은 빨리 대처할수록 좋다. 의혹은 의혹을 낳고, 불신은 또 다른 불신을 낳는다. 신의는 진실을 담는다. 자신이 믿는 것을 끝까지 지키고, 일단 어떤 길에 들어서면 어떠한 난관이나 유혹이 있더라도 고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의를 가리켜 거센 물살 한 가운데 버티고 있는 바위와도 같다고 했는지 모른다.

신의가 없는 사람이면 무엇을 믿는지조차 알 수가 없다. 어쩌면 자기 자신 스스로도 무엇을 믿는지조차 알 수 없을지 모른다. 하루빨리 우리 사회의 불신으로 인한 요소들을 거두어 국민의 믿음을 회복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있고, ‘정의로운 나라’를 꿈꿀 수 있다. 우리가 꿈꾸는 공정한 사회, 정의로운 사회는 공히 정성과 믿음이 최소한의 필수요건이자 근간이다. 정치는 무엇보다 민생을 안정시키고 복지국가를 만드는 데 있으며, 행복한 나라란 부당하게 취득한 소득으로 호의호식하기보다 정당한 소득으로 떳떳하게 사는 것이 올바른 인생임을, 풍족할 경우에도 생활을 즐기며 가난한 이웃과 나눌 수 있는 기쁨을 맛보게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와 함께 절제와 절약이 단지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삶의 절제까지 포함하다면, 절제와 절약에 바탕을 둔 검소한 삶의 태도는 진정한 청빈의 아름다움이 아닐 수 없으며, 정부와 국민의 신뢰와 믿음, 국민을 향한 정성은 이 모든 것의 핵심이 될 것이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칼럼은 다산칼럼의 동의를 얻어 전재한 것입니다.

 
글쓴이 / 김 세 종
· 다산연구소 소장
· 동국대 문화예술학원(한국음악) 책임교수

· 역주
《난계선생유고》, 《신간소왕사기》, 《미암집》(4인), 《방중악보》 등

· 저서
아랫녁《수륙재》(유형문화유산원, 2018)
《근대 국학자들의 '전통'이해》(6인, 한국전통문화대학교, 2014)
《기록과 유물론으로 본 우리 음악의 역사》(4인, 국사편찬위원회, 2009)
《조선음악연구》(보고사, 2008)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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