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가영 기자] 2009년 첫 발행 이후 12년간 시중에 풀린 5만원권 가운데 절반 이상이 환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2일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5만원권 발행 및 환수 현황’에 따르면 2009년 5만원권 첫 등장 이후 누적 발행액은 모두 227조9801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한은 금고로 돌아온 환수액은 49.1%인 112조 423억원이다.
환수되지 않은 나머지 115조9378억원(50.9%)은 가계·기업·금융기관 등 경제 주체들이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불확실해지자 5만원권을 예비 용도로 비축하려는 현금보유 성향은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광재 의원은 그러나 "부동산 다운계약 등 음성적 거래가 암암리에 퍼지고 있는 사실을 고려하면, 5만원권의 낮은 환수율이 단순히 현금보유 성향의 증가 때문 만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5만원권 환수율은 다른 선진국의 최고액권 환수율에 미치지 못한다. 미국의 최고액권 화폐인 100달러의 환수율은 2015년 79.4%, 2016년 77.6%, 2017년 73.9%, 2018년 75.2%, 2019년 77.6%로 줄곧 70%를 웃돌고 있다.
유로 지역 최고액권 화폐 500유로의 환수율도 마찬가지이다. 2015년 95.8% , 2016년 151%, 2017년 117.8%, 2018년 94.5%로 90%를 웃돈다.
하지만 한국의 5만원권은 2015년 40.1%, 2016년 49.9%, 2017년 57.8%, 2018년 67.4%, 2019년 60.1%로 유로 지역과 미국에 비해 낮은 환수율을 보여왔다.
특히 올 7월까지의 환수율은 31.1%(환수 4조7602억원/발행 15조3036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2014년 25.8%의 연간 환수율 이후 6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다.
지난달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김대지 국세청장은 5만원권 지폐의 낮은 환수율과 관련, "고액화폐 수요 증가는 저금리 기조 탓도 있지만, 탈세의 목적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금융정보분석원의 여러 분석 자료, 현금 영수증 등의 정보 수집을 강화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