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대립해온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3일 조현민 한진칼 전무를 한진그룹 계열사 임원으로 겸직 발령한 인사를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KCGI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3자 연합을 구성해 지난 3월 주총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대결을 벌였다. 조 전무는 경영권 분쟁에서 조 회장 편을 들어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역할을 했다.
KCGI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인사는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진그룹 임직원과 주주들의 책임경영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 것”이라고 주장하고 “한진그룹의 기업가치를 저해해 원칙에 반하는 인사를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지난 1일자로 조현민 전무를 ㈜한진의 마케팅 총괄 담당 전무, 토파스여행정보의 신사업 및 사업전략 담당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KCGI는 “현재 조현민 전무는 한진칼 전무직과 정석기업의 부사장직을 맡고 있는데,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 내에서 무려 4개의 임원직을 겸직하게 됐다” 지적하고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으로 한진그룹 전체의 기업가치가 크게 저해됐지만 책임을 지긴 커녕 대한항공과 진에어로부터 약 17억원의 보수와 퇴직금을 챙겼다”고 비난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회사와 직원들이 생존의 위협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조현민 전무가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해왔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KCGI와 반도그룹,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이뤄진 3자연합은 지난 달 20일 기준 총 46.71%의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달 12일까지 진행한 신주인수권증권 공개매수에서 주당 2만5000원에 120만주를 매수해 지분율이 기존 45.23%에서 1.48%포인트 높아졌다.
3자 주주연합은 한진칼 정기 주총 이후에도 꾸준히 지분을 늘려 조원태 회장 측과의 지분 격차를 5% 내외로 벌렸다.
조원태 회장이 내년 주총에서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3자 주주연합과의 지분 격차를 줄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