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잘못된 길 가고 있다
대한민국, 잘못된 길 가고 있다
  • 류동길
  • 승인 2020.09.0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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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길 칼럼] 올해 광복절 기념식 사진은 충격적이다.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는 안 보이고 느닷없이 ‘우리나라’가 그 자리를 대신했기 때문이다. 광복회장이란 자가 기념사를 하는 연단에는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이라고 쓰인 작은 글씨 밑에 ‘우리나라’라는 큰 글씨가 보인다. 또 다른 사진에는 태극기 밑에 '우리나라'라고 적힌 마스크를 쓴 문재인 대통령과 기념사를 맡은 광복회장의 모습이 나타난다. 북한을 방문한 문 대통령이 2018년 9월 19일 평양 5.1경기장에서 연설할 때에도 ‘남쪽’ 대통령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와 ‘남쪽’은 도대체 어떤 나라인가?

대한민국은 고유명사다.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 사람이든 자기 나라를 가리킬 때 쓰는 말이지 특정 나라를 지칭하는 표현이 아니다. 우리 부모, 우리 집을 호칭할 때도 같은 경우다. 예컨대 <우리 부모 칠순잔치 경축- 우리 부모 아들 드림>이라는 초대장을 받았다면 누구의 잔치에 누가 초대했는가를 알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 대신 굳이 ‘우리나라’라고 한 까닭이 있을 터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싶어서일까?

코로나 극복도, 경제 살리기도 급한 일이지만 그보다 더 급한 건 나라 지키기다. 국가를 형성하는 데에는 천년의 시간도 충분하지 않지만 먼지 속으로 사라지는 데에는 한 시간이면 족하다. 영국의 시인이자 정치가 조지 고든 바이런이 했다는 이 말이 요즈음처럼 실감나게 들린 적도 없다. 섬뜩하다.

북한은 우리를 위협하고 조롱하는 일에 조금의 거침도 없다. 북한은 사전에 통보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황강댐을 두 차례 무단 방류해 우리의 비 피해를 한껏 키웠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미리 알려 주지 않아 아쉽다”고 했고, 통일부 당국자는 “불행한 일”이라고 남 얘기 하듯 논평했을 뿐이다. 그런 작은 약속조차 지키지 않는다면 거창한 남북 합의니 교류 협력이니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북한이 ‘삶은 소대가리’ ‘겁먹은 개’와 같은 막말과 협박을 해도, 우리 재산인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해도 아무런 대응도 못하고 “대포로 안 한 게 어디냐”고 자위나 하고 있으니 국민은 분통이 터진다. 북한의 도발에 대응을 안 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관용이나 포용이 아니라 스스로 꼬리 내리기와 굴종이다. 세계 어느 역사에 그런 굴종으로 평화를 누린 예가 있던가.

인디언 기우제는 100% 성공한다. 비 올 때까지 지내기 때문이다. 부동산대책을 23번이나 발표했는데도 효과가 없다. 인디언 기우제처럼 대책을 계속 내놓겠다는 것인가? 집값 잡는 대책으로 이미 위헌 판정을 받은 수도 이전 문제를 다시 꺼냈다. 그러자 세종시 집값만 뛰었다. 서울 집값이 11%밖에 안 올랐다고 우기면서 부동산감독기구를 만들겠다고 한다.

세금으로 알바 일자리 만들면서 ‘고용 개선’을 외친다. 나랏빚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치솟는다. 코로나 방역도 정치화하고, 물난리도 4대강 탓하고, 부동산 문제도 투기세력과 전 정권 탓으로 돌린다. 부동산 임대인과 임차인은 물론 의사와 간호사도 편 가르기 한다. 그러면 문제가 풀리고 정책 실패 책임에서 벗어나는가?

‘무슨 이런 나라가 다 있느냐’ ‘나라가 니꺼냐’는 국민의 소리는 국가 경영이 궤도를 벗어나고 있다는 경고다. 국민은 이러다가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거덜낼 것이라고 걱정한다.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정책 능력으로 미루어 코로나 사태가 극복돼도 경제를 호전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책의 잘못이 드러나도 남 탓하며 밀어붙이고, 비리가 있어도 내 편 감싸고 네 편 내치는 편 가르기 하면서 공정과 정의를 말하는 건 독선이자 아집이다.

국민이 바라는 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가 아니다. 지금 어렵더라도 미래에 희망을 거는 나라다. 제대로 된 정책을 펴고, 외교와 안보 철저히 챙기며, 그때그때 법의 잣대가 달라지지 않는 그런 나라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류동길 (yoodk99@hanmail.net )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공동대표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저 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 숭실대학교출판부, 2012.02.01
경제는 마라톤이다, 한국경제신문사, 2003.08.30
정치가 바로 서야 경제는 산다` 숭실대학교출판국, 201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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