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결혼식 추세 속 27번째 주례를 앞두고
작은 결혼식 추세 속 27번째 주례를 앞두고
  • 오풍연
  • 승인 2020.09.0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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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 없는 결혼식 문화 점차 확산...코로나까지 겹쳐 앞으로 주례 보기 어려워질 듯

[오풍연 칼럼] 요즘은 주례를 보기도 힘들다. 대부분 주례 없이 결혼식을 치른다. 세상이 그렇게 바뀌었다. 몇 군데 결혼식에 참석했지만 주례는 없었다. 신랑 신부 부모가 하객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전통 혼례에 비추어 보면 뭔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주례가 막 출발하는 부부에게 덕담을 건네는 것 역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오는 26일 주례를 서러 목포에 갈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일 대구도 주례를 서러 갈 예정이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내려가는 것을 포기했다. 가족끼리 치른다면 굳이 주례가 있을 필요가 없다고도 보았다. 주례는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신랑 신부를 소개하고, 앞으로 살아갈 방향 등에 대해 조언을 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26번 주례를 섰다. 적지 않게 섰다고 할 수 있겠다. 내 나이 50살인 2009년부터 섰다. 그 계기도 있었다. 집안 조카 결혼식에서 처음 경험을 했다. 주례가 없어 사람을 사서 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자원을 했다. “사람을 사서 할 바에는 내가 주례를 서겠다”고 했다. 집안 사정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주례를 서는 게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 뒤로도 1년에 2~3 차례씩 주례를 섰다. 서울신문에 있을 때는 후배 기자나 직원들 부탁을 받았다. 회사 사장 등 임원들도 있는데 나를 찾아와 주례를 부탁하기도 했다. 한 번도 거절해본 적은 없다. 그것도 봉사라고 생각했다. 원정 주례도 몇 차례 갔다 왔다. 강원도 양구까지 갔다온 적이 있다. 당시 눈이 많이 와서 가까스로 시간에 맞출 수 있었다.

시골 초등학교 동창들 주례를 가장 많이 섰다. 친구들에게는 내가 먼저 말을 한다. “주례를 사려면 나에게 얘기해라. 결혼식에 참석하는데 몇 마디 해주겠다”라고. 주례를 사려면 돈도 든다. 20~30만원을 주는 것 같다. 그 돈도 아끼면 낫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그래왔다. 친구들은 결혼식이 끝난 뒤 나에게도 작은 사례를 했다. 넥타이나 셔츠 등을 선물로 받은 기억이 난다. 그것까지는 사양하지 않았다.

주례를 하면서 용돈을 버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직업으로서 주례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도 타격을 입게 됐다. 주례 없이 결혼식을 하는 문화가 점차 확산되는데다 코로나까지 겹쳐 작은 결혼식으로 바뀌고 있는 까닭이다. 앞으로 주례를 보기 어려워질 것 같다. 목포 결혼식은 예정대로 잘 치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결혼식에서 이 말은 꼭 한다. “1년에 한 번씩 부모님 정기검진을 해드려라”고. 건강검진을 하지 않아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2008년 돌아가신 어머니도 그랬다. 나에게도 후회가 많이 남는 대목이다. 어머니를 모시고 더 일찍 병원에 갔더라면 암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너무 늦게 발견해 손을 쓸 수 없었다. 건강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부부는 물론 가족 모두 건강해야 행복이 커지는 법이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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