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이코노미뉴스 김가영 기자] 코로나19로 키오스크(무인 정보 단말기)를 이용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났지만 65세 이상 소비자들은 이를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법이 복잡한 데다 뒷사람 눈치를 봐야 하고, 글씨가 잘 안 보인다는 것 등이 가장 많이 경험하는 불편함이다.
한국소비자원은 9일 최근 1년간 전자상거래나 키오스크를 통한 비대면 거래 경험이 있는 65세 이상 고령 소비자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고령 소비자 비대면 거래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 키오스크를 이용해 본 응답자는 81.6%인 245명이었다.
이용자 중 절반 이상인 126명(51.4%·중복응답)은 복잡한 단계를 불편한 점으로 꼽았다. 다음 단계 버튼을 찾기 어렵다는 응답이 125명(51.0%)로 그 다음으로 많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뒷사람 눈치가 보임’이 120명(49.0%), ‘그림· 글씨가 잘 안 보임’이 108(44.1%)이었다.
키오스크를 처음 이용한 65살 이상 소비자도 용어나 조작방식 등을 불편해 했다.
소비자원이 키오스크 이용 경험이 없는 65세 이상 고령 소비자 10명을 대상으로 유통,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모습을 관찰한 결과, 영문 등 익숙하지 않은 용어나 초성검색 등 조작방식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 지연, 주문 실패 등에 대해 심리적인 부담감을 느껴 발권·주문 등을 실패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70세 이상 소비자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업종별 난이도는 유통점포의 키오스크가 100점 만점에 71.9점로 가장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외식업, 대중교통, 문화시설, 관공서 등이 뒤를 이었다.
관공서의 키오스크는 79.5점으로 가장 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종 평균은 75.5점으로 ‘보통-쉬움’ 수준이었다.
소비자원은 또 키오스크 사용이 활발한 교통시설, 대형할인점, 극장, 외식 점포 등 4개 업종 30개 매장을 대상으로 키오스크 운영 실태를 조사했다.
이 가운데 대형할인점 6개 매장에는 키오스크 전담 직원이 상주하고 직원 호출 버튼이 있었다.
그러나 나머지 3개 업종 24개 매장 중 키오스크 전담 직원이 상주한 곳은 패스트푸드점 1곳에 불과했다.
직원 호출 벨은 교통시설 1곳에만 설치돼 있어 고령 이용자가 적절한 도움을 받기 어려웠다.
조사 대상 30곳 중 키오스크 사용법을 게시한 곳은 9곳뿐이었고 음성안내를 제공한 매장은 16곳에 불과했다. 고령자용 화면을 제공하는 곳은 1곳도 없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사업자에게 제공하여 키오스크 운영 개선을 유도할 것”이라면서 “관련 부처에는 가이드라인에 고령자용 화면 설치와 충분한 버튼 크기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할 것 등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